[충북]표고버섯 유명한 충북 영동서 집집마다 '꿈틀꿈틀' 대는 건?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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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놈이 효자예요." 여운하 영동 장수풍뎅이연구 회장은 "애완용 곤충 시장이 커지면서 장수풍뎅이 유충이 농가에 짭짤한 소득을 올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영동군 제공 |
"장수풍뎅이 유충이 징그럽다고요? 우리 마을에선 수입을 챙겨주는 '효자'랍니다."
표고버섯 산지인 충북 영동군 학산면 도덕리 마을 주민들은 요즘 장수풍뎅이 유충을 출하용 병에 담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마리당 600원 받는 유충을 올해 30만 마리 정도 출하해 1억8000만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이 장수풍뎅이 유충 키우기에 나선 것은 1998년부터. 표고버섯을 키우고 버려지는 참나무 폐목을 활용할 방법을 찾던 중 외지 사람들이 참나무 폐목에서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찾는 것을 보고 본격적인 애벌레 키우기에 나선 것. 이전까지 표고버섯 재배용 나무들은 2, 3년 정도 활용하면 이후에는 주로 땔감으로 이용했다.
주민들은 영동군농업기술센터의 지도를 받아 폐목을 장수풍뎅이 유충 먹이로 활용하고, 자생밀도도 높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장수풍뎅이는 농가에서 버려지는 과수 폐기물을 먹어치워 환경오염 방지에도 도움을 주고, 유충의 배설물은 천연 유기질 비료로 사용된다.
주민들은 영동군의 지원을 받아 공동사육장(250m²)과 저온저장고(70m²), 저장박스, 출하박스 등 생산기반 체계를 갖추었다. 사육농가 18가구가 '장수풍뎅이연구회'를 만들어 사육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학습프로그램 판매업체 등 거래망도 탄탄해 출하에는 큰 걱정이 없다. 2008년에는 곤충을 주제로 한 생태체험학습원을 만들어 유치원생과 초등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장수풍뎅이는 애벌레 때는 부엽토를, 성충이 되면 참나무 수액을 주로 먹고 살아간다. 변태(變態)를 앞둔 유충은 온도나 채광으로 변태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 요즘 같은 날씨엔 45∼50일이면 성충이 되기 때문에 가정에서 키우는 재미도 있다.
여운하 장수풍뎅이연구회장(72)은 "장수풍뎅이 유충이 숙취 해소나 간 기능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으로 인정받지 못해 판매를 못하는 점이 아쉽다. 농진청도 관련 연구를 하고 있어 조만간 식품으로 인정받으면 새로운 소득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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