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베트남인 실종자 가족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안산=뉴시스】김도란 기자 = "베트남에서 왔어요.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 있는 사위와 손자를 포기하지 말아 주세요"
세월호 침몰사고 46일째인 31일 경기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실종된 가족들의 사진과 함께 '찾아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든 판만차이(62·베트남인)씨.
세월호 사고로 첫째 딸 한윤지(29·여·베트남인)씨를 잃은 그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사위 권재근(51)씨와 손자 혁규(6)군의 구조를 호소하며 주말마다 분향소를 찾고 있다.
이날 판만차이씨 옆에는 딱한 사정을 듣고 찾아 온 주한 베트남인 유학생과 안산이주민센터 관계자 등도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끝까지 찾아주세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분향소를 방문한 조문객들에게 처지를 호소했다.
앞서 권씨 가족은 제주도로 이사가기 위해 이삿짐을 싣고 세월호에 올랐다 변을 당했다. 사고 당일 판씨의 손녀 권지연(5)양은 다행히 구조됐지만 한씨는 다음날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판만차이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지난달 19일 입국해 진도와 안산을 오가며 실종된 사위와 손자의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사위와 손자의 시신을 찾으면 함께 장례를 치르려고 아직 딸의 장례를 치르지 않았는데, 인양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서 가슴이 철렁했다"며 "끝까지 사위와 손자를 못 찾을까봐 걱정돼 이렇게 나왔다"고 말했다.
딸을 잃은 판만차이씨는 구조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대한민국 정부에 실망하기도 했다.
한국어가 서투른 그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어 답답했던 것은 기본이고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각종 행정절차에서 누락되거나 도움을 받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다. 정부의 지원도 그는 최근에서야 받기 시작했다.
판만차이씨의 친척 노모(51)씨는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마음은 한국인이던 외국인이던 똑같다"며 "한국 사람들이 다문화가정의 사정도 잊지 않고 돌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doran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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