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적 페이커' 프로게이머 이상혁에 대한 소고

2014. 5. 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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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마치 세계를 접수하러 온 듯한 자의 포스.언젠가 한 잡지에서 '전방위적 홍명보'라는 글을 본 기억이 난다.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인 홍명보를 다양한 각도로 분석하고 평가한 기사였다. 한국 축구계에 독보적인 인물인 홍명보를 단순한 감독 평가를 넘어 어떤 스타일의 인물인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한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었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롤 올스타전을 보고 난 뒤, 프로게이머 이상혁을 조금 더 심도 있게 조명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세계 LOL 유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올스타전 전승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SK텔레콤 K의 중심에는 이상혁이 있었고, 신기에 가까운 콘트롤로 팬들의 눈호강을 시켜준 페이커의 활약상은 감탄을 넘어선 감동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 전술적 페이커 "LOL의 완전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올스타전 , 마치 페이커 이상혁의 콘서트장 같았다.전술적인 측면, 기량의 측면에서 본다면 현재 페이커는 완전체라고 할 수 있다. e스포츠판에서 최고의 선수들에게 붙는 수식어인 '원탑', '갓' 이란 칭호가 붙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상혁의 게임 내 포지션은 미드 라이너다. 소환사의 협곡에서 굳이 주인공의 위치를 선정한다면 바로 미드 라인일 텐데,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인재가 많기도 하다. 그 와중에 페이커 이상혁은 독보적이다.

이상혁의 경쟁력은 뛰어난 기량에 있다. 데뷔 전부터 '미친 고딩'으로 불렸던 그는 라인전에서 필요한 모든 기본기를 탄탄하게 갖춘 걸로 유명하다. 섬세한 콘트롤과 정확한 상황판단이 일품이고, 무엇보다 넓은 챔피언 폭을 높이 사야 한다. 싸움도 잘하는데 무기까지 다양하니 당해낼 자가 없다. 이번 올스타전에서도 결승에 오르기까지 매번 다른 챔피언을 선보여 자신의 챔피언 폭을 자랑했다. 그야말로 '군계일학'이다.

과연 페이커를 대표하는 챔피언은 무엇일까. 롤드컵 우승 스킨까지 발매된 제드? 연구 대상이 됐던 리븐? 이번 대회에서 믿기 힘들 정도로 강력했던 야스오? 마술 같은 플레이가 가능한 르블랑? 그러기에는 롤챔스에서 적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니달리, 직스, 룰루, 소라카, 오리아나, 심지어 올스타전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신드라까지, 섭섭해 할 챔피언들이 너무나 많다.

◆ 19살 페이커 "무궁무진한 가능성"

세계 최강의 미드 라이너 이상혁, 그의 나이는 19살이다.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유저수를 합치면 7천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실로 엄청난 숫자다. 그런데 그 중 가장 잘한다고 인정받는 플레이어가 한국의 19살 소년이라는 사실은 새삼 놀랍고 신기하기만 하다. LOL만 놓고 보면 '페이커'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천재 같지만, 본인의 입을 빌리자면 이상혁은 노력형이다. 8살에 메이플 스토리로 게임에 입문해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매우 자연스러운(?) 노력을 10년 이상 해왔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이상혁에게는 남다른 경로가 있었다. 모든 AOS 게임의 원조격인 워크래프트 유즈맵을 특히 좋아했고, LOL 이전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았던 카오스에서도 거의 모든 캐릭터를 아우르는 특훈 아닌 특훈을 거쳤던 것.

"LOL에서 어떤 챔피언을 해도 잘할 자신 있어요. 또 남들이랑은 다른 걸 하고 싶어서 미드 케일을 가면서 회복과 유체화를 들기도 했고, 미드 룰루는 재미있어서 하는 거예요."

예전 인터뷰에서 느꼈지만 이상혁은 유행을 쫓기보다는 유행을 선도하는 이른바 '트렌드 세터(trend-setter)'다. 이번 롤 올스타전에서 SK텔레콤 K를 위해 만들어진 제드 스킨을 썼는데 공식전에서 스킨을 사용한 것은 롤챔스 결승전에서 실수로 사용했던 이후 두 번째였다. 해외 중계진에서는 이를 흥미로운 가십으로 다뤘는데, 이제는 게임 내에서 챔피언 스킨을 사용하지 않는 것조차 이상혁의 개성이 됐다.

19살 페이커의 또 다른 매력은 솔직함이다. 실은 적지 않은 숫자의 프로게이머들이 스스로 최고라는 생각을 하며 게임을 한다. 하지만 그걸 입 밖으로 꺼내고, 대중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남들이 다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는 가운데 이상혁은 스스로 '내가 최고'라고 말하는 선수다.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의 완전체였던 '최종병기' 이영호가 가진 겸손함도 좋았지만, 이상혁의 자신감도 나쁘지 않다.

◆ 슈퍼스타 페이커, "세계 정복이 눈 앞이다"

e스포츠만 놓고 본다면 페이커는 이미 월드스타!이번 올스타전을 통해 '페이커' 이상혁의 인기가 전세계 LOL 프로게이머들 중 최고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해외 유명 게이머들은 승패를 떠나 페이커와 함께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를 즐겼으며, '페이커 센빠이' 이상혁의 플레이 영상에는 'things faker does' 라는 말이 유행처럼 따라 붙었다. 페이커와 악수를 나눴다거나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들이 해외 선수들의 SNS를 장식하기도 했다. 이른바 '프로게이머들의 프로게이머'인 것이다.

지난 몇 년을 거쳐 e스포츠의 메인 스트림이 RTS에서 AOS 혹은 MOBA로,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로 바뀜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었다. LOL e스포츠 초기에는 과연 5:5 팀플레이 방식에서 스타 플레이어의 탄생이 가능하겠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결국 이러한 우려는 선수들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게임 안팎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이상혁은 매우 우수한 인재다.

뛰어난 재능과 꾸준한 최고 성적, 리더십 등으로 눈에 띄는 운동선수. 팀 스포츠에서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팀에 이바지하는 공헌도가 높은 선수. 프로 스포츠의 경우 슈퍼스타는 높은 연봉을 받게 되며, 대중매체에 의해 널리 알려져 국가의 영웅과 같은 의미를 부여 받기도 한다. - 슈퍼스타(체육학사전, 스포츠북스) -

이상혁은 이미 슈퍼스타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거의 근접했다. 그러나 종목과 시기를 떠나 언제나 우승자들은 배출되었다. 또 그들은 모두 스타였지만 슈퍼스타까지라고 할 만한 선수들은 몇 명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주변에서 들리는 얘기나 평소의 마인드를 봤을 때 당분간 이상혁이 돈이나 여자 문제에 휩쓸릴 것 같지는 않다. 롤이 아닌 다른 게임을 하면 롤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 수 있어서 좋다는 걸 보면 게임에 대한 집중력도 여전히 좋다. 병역 의무도 아직은 먼 얘기다. 꽃미남은 아닐 지 몰라도 똘망똘망한 표정도 볼수록 매력 있다. 결론, 페이커가 아직 슈퍼스타가 아니라면, 그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이다.

SK텔레콤 K는 롤 올스타전에 출전하기 전 한국의 공식 리그인 롤챔스와 NLB에서 연거푸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올스타전에서 전승 우승으로 떨어진 사기를 완벽히 충전했다. 팀원들을 비롯해 이상혁도 이번 우승을 중요한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만큼,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최정상의 기량과 타고난 프로의 마인드로 무장한 '페이커'의 전설은 이제 막 시작됐다.

'페이커' 이상혁의 전설은 지금부터 시작이다.강영훈 기자 kangzuck@fomos.co.kr 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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