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영양학자 김갑영의 우리 음식 이야기-과하주

이경택기자 2014. 5. 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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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예부터 그 집안에 내려오는 술 빚는 기술에 따라 맛과 향기가 각기 다른 여러 종류의 가양주가 있다. 과하주(過夏酒)는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것으로 여름을 잘 날 수 있는 술이라는 뜻을 가진 가양주다. 과하주는 알코올 도수가 낮아 더운 날씨에 변질하기 쉬운 약주에 증류주인 소주를 섞어 빚은 술이다.

과하주에 대하여는 조선시대의 음식디미방, 산림경제, 임원십육지, 주방문, 역주방문, 규합총서 등에 기록돼 있다.

과하주 만드는 법은 문헌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조선주조사(1935)에는 알코올 농도가 높은 30도의 과하주 양조법이 소개돼 있다. 누룩가루, 엿기름가루 및 찹쌀고두밥과 소주를 함께 항아리에 담고 뚜껑을 덮어서 20일 정도 놓아 두면 숙성된다. 그 술덧 속에 용수를 박아서 안으로 걸러 들어오는 여과액을 퍼내는데 미림 형태의 단맛이 나는 술이다.

알코올 농도가 낮은 주정분 13∼14도의 과하주 양조법은 조금 다르다. 찹쌀고두밥에 좋은 품질의 누룩가루를 섞어 절구에 찧으면서 빵덩어리 모양을 만든다. 이어 항아리에 넣고 밀봉해 1개월 정도 숙성시킨다. 역시 용수를 박아서 안으로 걸러 들어오는 여과액을 떠내면 된다.

과하주는 노란 빛깔과 은은한 향으로 첫맛은 날카롭고 뒷맛은 부드럽다. 궁중 진상과 사대부가의 빈객 접대용으로 사랑받았다.

과하주 중에 유명한 것은 수백 년 내려온 경북 김천의 김천과하주로 경북 무형문화재(경북제11호·1984)로 지정됐다. 김천과하주가 명주로 지정된 것은 김천지리지인 금릉승람(1702)의 기록에 나오는 김천 남산동의 과하천(過夏泉) 이야기와 연관이 있다. 과하천에서 금이 났기 때문에 예전에는 금천이라 불렀다. 그리고 이 샘물로 술을 빚으면 맛과 향이 좋고 여름이 지나도 술맛이 변하지 않는다고 하여 과하주라 했는데, 그 독특한 향이 과하천의 물맛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천과하주는 1984년 송재성(1999년 사망) 씨가 여러 단계의 시험 양조 끝에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해 김천 명주로 자리 잡았다. 과하주 담그는 시기는 정월 대보름 무렵인 우수에서 경칩 사이가 최적기이고 4월 8일쯤 마시기에 가장 좋다고 하는데 바로 이맘때다. 술 익는 향기가 코끝을 스치는 것 같다.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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