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하라"..불신이 낳은 불신 '안전 위협'
[앵커]
지하철 추돌 사고 직후 시민들은 서둘러 열차 안을 빠져 나왔습니다.
질서를 찾으려는 시민의식 덕분에 추가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사고 직후 혼란 속에 개인행동을 하는 것은 위험했다는 지적입니다.
이강진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직후 열차 안은 대혼란이었습니다.
승무원의 조치를 기다릴 수 없었던 승객들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열차 출입문을 열었습니다.
초반 공포에 떨던 승객들은 곳곳에서 침착하게 대응하자는 외침들이 나오면서 서서히 진정을 되찾아갔습니다.
[인터뷰:임윤평, 사고 열차 탑승객]
"사람들이 우왕좌왕 서로 나가려고 난리죠. 그런데 문은 안 열리지. 그래서 내가 그랬죠. 제발 좀 진정하고 차분하게 대처합시다. 그래서 비상문을 열고 사람들과 같이 나왔어요."
승객들 스스로 출입문을 열고 노약자를 부축하며 줄을 맞춰 걸어나온 덕에 추가 피해는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다행이었지만 비상 상황에서 개인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안내방송이 지연된 건 사실이지만 전체 상황을 파악한 뒤에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전까지는 열차 안에 머물러야 한다는 게 당국의 설명입니다.
[인터뷰:장정우, 서울메트로 사장]
"안전한 차내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하고, 후속 열차가 혹시 올지 모르니까 대기한 뒤에 외선 열차를 관제를 통해 잡아서 통제한 뒤에 탈출을 지도했고..."
만약 뒤에서 열차가 따라오고 있었거나 옆 선로에 반대편 열차가 지나고 있었다면 더 큰 참사가 우려됐다는 겁니다.
특히 사고 초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통제 없이 선로에 뛰어들었을 경우 문제는 커질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사고 열차 탑승객]
"사람들이 다 당황했죠. 빨리 문 열어야 된다고 허겁지겁 무작정 뛰쳐나왔어요. 너도나도 빠져나가려고 서로 밀었죠."
세월호 참사를 통해 더이상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믿지 못하게 된 시민들.
불신이 낳은 불신에 시민들의 안전이 또 다시 위협받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이강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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