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짐 털고 몸을 맡긴다.. 족자카르타 & 발리

족자카르타·발리 | 정희완 기자 2014. 4. 3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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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로 떠나는 치유 여행

몸이 편한 여행지가 따로 있고 마음에 평온함을 주는 여행지가 따로 있다.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Yogjakarta)와 발리(Bali)는 마음속 딱지 앉은 상처를 치유해주는 경건함이 배어 있는 고대 유적지다. 매정한 세상에 마음이 다치고 일에 치여 몸이 고달픈 이들이 찾기 좋은 여행지다

보로부두르(Borobudur) 사원

■ 극락을 향한 발걸음, 족자카르타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1시간20분 거리에 있는 족자카르타에는 불교와 힌두교가 번성해 고대 문화 유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족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정신적 고향으로 여겨진다. 인도네시아를 430년간 식민 지배한 네덜란드에 맞서 독립전쟁을 펼치던 1945~1949년 족자는 임시 수도였다. 도시 곳곳에서는 인도네시아의 국장인 전설 속의 새, '가루다'를 볼 수 있다. 목 부위에 45개 돌기가 있고 꼬리에 8개, 날개에는 17개의 깃털이 있다. 이는 '1945년 8월17일' 인도네시아의 독립기념일을 의미한다.

보로부두르(Borobudur) 사원은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미얀마의 바간과 함께 세계 3대 불교 유적지로 꼽힌다. 불교 사원은 높이 31.5m에 가로·세로 123m에 달한다. 매표소를 지나 사원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그 웅장함을 감상할 수 있다. 보로부두르 사원은 아무런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축조돼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힌다.

사원은 모두 10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관광객이 걸을 수 있는 복도의 벽면은 부조로 새겨진 섬세한 조각들로 빼곡하다. 1~2층은 인과응보를 나타내며 3~7층은 속세, 즉 '생로병사'를 표현하고 있다. 부처의 탄생과 출가, 열반 등 일대기가 그려진 조각들이 시계방향으로 배열돼 한편의 그림 이야기를 보는 듯하다. 8층부터는 '깨달음' '극락'을 의미한다. 사원에는 범종 모양의 탑 72개가 있다. 이 중 맨 꼭대기에 있는 탑이 가장 거대하다. 탑 주변을 7바퀴 돌면 행운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기층에서 꼭대기까지의 거리는 총 4㎞. '사랑' '가르침' '기도' '윤회' 등을 의미하는 자세의 불상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목이 없는 불상도 종종 눈에 띈다. 보로부두르 사원에 있는 504개의 불상 가운데 200여개가 목이 없다. 식민지 시절 네덜란드인들은 불상의 목마저 잘랐다고 한다.

사원 7~8층에 오르면 시야가 탁 트인다. 시원한 바람에 몸을 내놓고 흠뻑 젖은 땀을 식힌다. 거대한 구름이 산등성이를 뒤덮어 그늘을 만들고 그 아래 우거진 수풀 사이사이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바라본다. 근원을 가늠할 수 없는 곳에서 기도 소리가 들려온다. 이 오묘한 조화 앞에서 짐짓 숙연해진다.

사누르(Sanur) 해변

■ 자연과 사람이 있는 곳, 발리

족자카르타에서 마음의 짐을 털어버렸다면, 발리에서는 자연이 움직이는 시간에 몸을 맡길 수 있다. 족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1시간20분을 이동, 다시 공항에서 자동차로 40여분을 달려 발리 동부 해안에 있는 호텔 '리젠트 발리'에 도착했다. 발리는 힌두교도가 많다. 야자수보다 높은 건물이 없는데 이유는 신들이 야자수를 밟고 다니기 때문이란다. 짐을 풀고 밖으로 나서니 호텔 바로 앞 '사누르(Sanur)' 해변이 지친 몸을 반겼다. 도시의 시간과 휴양지의 시간은 다르다. 지구는 같은 속도로 자전하지만 발리의 시간은 아이들의 느린 숨소리처럼 천천히 흘러간다.

해가 지면 해변을 따라 늘어선 술집과 식당이 불을 밝힌다. 차분한 조명 아래 앉아 있으면 멀리 파도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온다. 이따금 바닷바람이 목덜미를 스쳐간다. 구름에 가려진 달빛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시간은 딱 그만큼씩 흘러간다. 아침 6시 즈음에는 태양이 수평선 너머 모습을 드러낸다. 검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 그 위에 떠 있는 자그마한 낚싯배의 실루엣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조금 아쉽다 싶으면 발리 중부에 있는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인 우붓(Ubud)으로 향하면 된다. 토속적이고 사람 사는 듯한 정취를 풍기는 것이 마치 한국의 인사동을 떠올리게 한다. 거리에는 미술·조각품과 전통 의상, 가방, 각종 액세서리 등을 파는 상점들이 즐비해 있다. 허기가 지면 새끼 돼지를 통째로 구운 인도네시아 전통 요리를 맛보는 것도 좋다.

시장에서 물건 값을 흥정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정가는 없다. 부르는 값의 4분의 1, 많게는 10분의 1의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어도 상점 주인과 악수를 나누며 기분 좋게 헤어질 수 있다. 드문드문 들어선 2층짜리 카페에 자리를 잡고 발리산 커피와 함께 거리의 풍취를 음미해보는 것도 좋다.

■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이 '인천~자카르타' '인천~발리' 직항노선을 매일 1편씩 주 7회 왕복 운항하고 있다. 자카르타에서 국내선을 이용하면 족자카르타로 갈 수 있다. 오는 6월부터는 자카르타행 밤 비행기를 주 2회 증편해 총 9회 운항한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유일하게 이민국 직원들이 항공기에 탑승해 기내에서 입국 서비스를 제공한다. 착륙과 하선 전에 입국 심사를 완료할 수 있다. 비행기 탑승 전 '도착 비자 서비스' 카운터에서 미화 25달러를 내고 미리 비자를 구입해야 한다. www.garuda-indonesia.co.kr

■ 족자카르타는 2시간, 발리는 1시간 한국보다 느리다. 인도네시아의 화폐는 루피아(Rupiah, IDR)다. 1만루피아는 약 897원이다.

■ '리젠트 발리'는 2014년 3월 개장한, 발리 동부 해안 사누르 지역에 있는 6성급 럭셔리 호텔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풀빌라 등 120개의 객실만을 운영한다. 수영장과 스파시설을 갖추고 있다. 두 개의 레스토랑에서는 바닷가재와 굴 등 그릴 요리, 육류, 전통 인도네시아 및 아시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요리사가 직접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 조리를 시현하고 투숙객이 직접 만들어보는 '쿠킹 클래스'도 진행한다. 1일 기준 디럭스 스위트룸은 약 29만원부터, 풀빌라는 약 56만원부터. http://www.regenthotels.com

< 족자카르타·발리 |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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