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삼성vs캐논, 사무용 컬러 레이저 프린터 어떤게 좋을까
프린터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가정이나 개인 사업자도 컬러 레이저 복합기(프린터+스캐너+복사기+팩스)를 갖추는 사례가 잦아졌다. 제품 하나로 문서 업무를 모두 처리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와서인 듯하다. 그렇다면 어떤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게 좋을까. 시중에서 절찬리에 판매 중인 컬러 레이저 복합기 2종을 선정해 비교해봤다. 대상은 '삼성전자 SL-C467FW'와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MF8284CW'다. 원래는 앞의 두 제품 못지않게 인기있는 후지제록스 CM215B도 비교할 예정이었지만, 작년에 리뷰를 끝마쳐 이번 비교에서 제외했다. CM215B 리뷰는 이 기사를 참고하자.
1. 인쇄 속도
레이저 프린터가 잉크젯 프린터를 밀어내고 프린터 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계기는 뭘까. 누가 뭐래도 인쇄 속도를 들 수 있다.(초기 예열 시간을 제외하고)1장을 인쇄할 때 걸리는 시간은 레이저 프린터가 잉크젯 프린터보다 압도적으로 빠르다. 게다가 단점으로 꼽히던 예열 시간마저 최근에는 매우 단축됐다. 이제 인쇄 속도만 놓고보면 잉크젯 프린터는 레이저 프린터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
삼성 C467FW와 캐논 MF8284CW의 인쇄속도는 얼마나 될까. 글자와 그림이 함께 있는 문서 (http://it.donga.com/17968/, 총 13페이지 그림 16장 포함)를 출력해봤다. PC에서 인쇄 버튼을 누른 후 최종 페이지가 나올 때까지의 시간을 쟀다. 그 결과 삼성 C467FW는 3분 12초, 캐논 MF8284CW는 1분 24초 걸렸다.
그 다음 해당 문서에서 그림을 제거해 흑백 글자만 남긴 후 인쇄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삼성 C467FW는 1분 2초, 캐논 MF8284CW는 55초 걸렸다.
컬러 인쇄 속도는 캐논의 제품이 2배 이상 빨랐고, 흑백 인쇄 속도는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다. 컬러 인쇄를 자주 하는 사용자라면 캐논의 제품을 구매하는 편이 좋겠다.
결과: 삼성 C467FW < 캐논 MF8284CW
2. 인쇄 품질
그렇다면 인쇄된 문서의 품질은 어떨까. 두 제품에서 뽑은 출력 결과물을 편집부의 기자들에게 비교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둘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다. 심지어 인쇄 장면을 지켜보지 못한 한 기자는 같은 프린터에서 뽑은 거 아니냐고 반문하기까지 했다. 둘 다 글자와 이미지가 선명하게 출력됐다.
다만 미세한 차이는 존재한다. 삼성 C467FW로 사진을 뽑을 경우 외곽선이 미묘하게 울퉁불퉁했다. 반면 캐논 MF8284CW는 외곽선이 일직선으로 쭉 뻗어 있었다. 원본 사진의 외곽선이 울퉁불퉁하지 않으니 삼성 C467FW의 이미지 인쇄 알고리즘에 문제가 약간 존재한다고 봐야겠다.(물론 필자처럼 차이점을 찾아 문서를 샅샅이 훑어야만 느낄 수 있다)
삼성 C467FW = 캐논 MF8284CW
3. 가격 및 유지 비용
레이저 복합기를 구매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토너는 소모품이란 점이다. 제품 가격이 싸다고 덥썩 물었다가 토너 교체비가 비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를 접하게 될 수도 있다.
일단 제품 가격부터 살펴보자. 삼성 C467FW는 인터넷 최저가 기준 39만 원 선이다. 캐논 MF8284CW도 비슷하다. 38만 원 선이다. 배송비까지 감안하면 둘의 가격차이는 거의 없는 셈이다(사실 비교 대상으로 이 두 제품을 고른 이유도 둘의 가격이 비슷해서다).
토너 가격은 어떨까. 삼성 C467FW는 개당 6만 9,000원이다(레이저 프린터의 토너는 보통 검은색(Black), 빨간색(Magenta), 파란색(Cyan), 노란색(Yellow)으로 구성돼 있다). 캐논 MF8284CW도 상황은 비슷하다. 개당 7만 2,000원 선이다.
제품 가격이나 토너 가격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사실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사용자는 현명하다. 경쟁 제품보다 유지 비용이 비싸다는 것을 눈치챈 순간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으리라.
이래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때문에 둘만의 특징을 약간 소개한다. 삼성 C467FW의 경우 검은색 토너의 용량이 다른 토너보다 훨씬 크다. 흑백 문서 출력이 잦은 사용자에게 유리하다. 캐논 MF8284CW의 경우 캐논의 단속이 느슨한 탓인지 저렴한 재생 토너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수명은 보장 못하지만, 저렴하게 토너를 교체하길 원하는 사용자에게 유리하다.
삼성 C467FW = 캐논 MF8284CW
4. 복합 기능
레이저 복합기는 프린터 기능만 있는 게 아니다. 복사, 스캔, 팩스 등 사무 처리에 유용한 기능도 품고 있다. 삼성 C467FW와 캐논 MF8284CW, 두 제품 모두 복사, 스캔, 팩스 등을 갖췄다. 성능도 별 다른 차이가 없다. 복사의 경우 화질이 조금 열화되긴 하지만, 문서를 읽는 데 큰 지장은 없다. 스캔의 경우 품질은 600x600DPI로 두 제품이 동일하다. 다만 스캔 속도는 삼성 C467FW가 좀 더 빠르다. 팩스 전송 시간도 같다. 둘 다 33.6Kbps 모뎀을 탑재했다.
삼성 C467FW = 캐논 MF8284CW
5. 사용 편의성
사용 편의성은 많이 차이난다. 본체에서 설정을 조작할 경우 버튼이 많고 대형 컬러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캐논 MF8284CW가 훨씬 편리하다. 원하는 메뉴를 훨씬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삼성 C467FW도 흑백 LCD를 탑재하고 있지만, 화면 크기가 작고 버튼이 적어 사용하기 조금 불편하다.
특히 A4 용지말고 편지 봉투나 A5 등 다른 용지에 글자나 그림을 인쇄하려 할 경우 삼성 C467FW는 매우 불편하다. 두 번째 용지 삽입구가 없기 때문이다. 용지함에서 A4 용지를 들어낸 후 다른 용지를 넣어야 한다. 반면 캐논 MF8284CW는 두 번째 용지 삽입구를 통해 편지 봉투나 A5 용지 등을 인쇄할 수 있다. 특수한 A4 용지(배경색이 들어가 있는 종이 등)에 인쇄를 해야 하거나 2중 인쇄를 할 때도 편리하다.
PC에서 제품을 조작할 때(스캔)에는 삼성 C467FW가 좀 더 편리하다. 스캔 프로그램이 매우 직관적으로 구성돼 있다. 프린터 드라이버 설치도 삼성 C467FW가 더 간편하다. 삼성전자 통합 프린터 드라이버만 내려받아 설치하면 LAN, USB 등 어떤 방식으로 연결하든 알아서 인식시켜준다. 반면 캐논 MF8284CW는 프린터 드라이버 설치가 매우 번거롭다. 전용 드라이버를 먼저 설치한 후 프린터를 PC에 연결해야 인식한다. 프린터를 PC에 연결한 상태로 전용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PC가 프린터를 인식하지 못한다.
각자 독특한 기능을 하나씩 내장한 점도 눈에 띈다. 삼성 C467FW의 경우 에코(ECO)기능을 탑재했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인쇄할 때 그림과 글자 속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 구멍이 생긴다. 그 구멍만큼 토너 사용량을 절약할 수 있다. 번거롭게 문서에 에코 폰트를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
캐논 MF8284CW는 컬러 인쇄와 흑백 인쇄 버튼이 따로 존재한다. 흑백 인쇄 버튼을 통해 검은색 토너를 제외한 다른 토너의 사용량을 아낄 수 있다.
삼성 C467FW < 캐논 MF8284CW
6. 디자인
프린터도 디자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다. 두 제품 다 디자인은 나쁘지 않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의견이 갈리지 않을까. 하지만 덩치는 꽤 차이난다. 삼성 C467FW는 작고 가벼워서 좁은 공간에 배치하는 데 큰 문제가 없지만, 캐논 MF8284CW는 소형 레이저 복합기치곤 꽤 크고 무거워 운반과 자리 배치에 애로사항이 있다. 프린터를 옮길 일이 잦은 업종(예: 이벤트 대행)에 종사하거나 사무실이 좁다면 삼성 C467FW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삼성 C467FW > 캐논 MF8284CW
7. 특수 기능
특수 기능은 삼성 C467FW의 압승이다. USB 메모리 인쇄뿐만 아니라 NFC와 와이파이 다이렉트 기능을 활용해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속에 있는 그림과 문서도 인쇄할 수 있다. 반면 캐논 MF8284CW는 USB 메모리 인쇄만 지원한다. 시대의 흐름에 조금 뒤쳐진 느낌이다. USB 메모리 속 파일을 인쇄하려면 둘 다 파일 시스템 형식이 FAT32여야 한다. 또, PDF나 TXT 등 특정 확장자 문서만 인쇄할 수 있다.
두 제품을 비교해본 결과 "특정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이득이다"고 말할 만큼 큰 차이가 있지는 않았다. 컬러 인쇄가 잦은 사용자라면 캐논 MF8284CW를, 설치 공간이 협소하거나 스마트 기기 연결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삼성 C467FW를 구매하는 편이 좋겠다.
프린터 기술의 발전이 정체된 상태다 보니 제조사들은 기술 혁신을 내세우지 않고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구매자에게 선물을 하나 주거나, 기업 구매 담당자를 만나 자사 제품의 강점을 설명하는 식이다. 그래도 제품 성능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구매하기 앞서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프린터 다 그게 그거지'라고 생각하고 있다가는 큰 코 다칠 수도 있다. 다음에는 시중 주요 회사(HP, 삼성전자, 엡손, 후지제록스, 브라더, 렉스마크 등)의 프린터를 입수해 비교하도록 하겠다.
프린터 용어 정리
프린터의 성능을 비교하려 해도 사용되는 용어가 생소해 알아보기 쉽지 않다. 자주 사용되는 용어 몇 가지를 정리했다.
PPM(Page Per Minute): 1분에 몇 장을 출력할 수 있는지 나타낸 수치. 프린터 속도에 18PPM이라고 적혀있다면, 1분에 최대 18장을 출력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출력물에 글자 대신 그림이 많을 경우 인쇄 속도는 훨씬 느려질 수 있으니 주의하자.
흑백과 컬러의 출력 속도는 별개: 제조사는 관행적으로 흑백 문서 출력 속도를 프린터 출력 속도라고 홍보한다. 컬러 문서는 흑백 문서보다 훨씬 느리게 출력되니, 프린터를 구매할 계획이라면 흑백 문서의 PPM뿐만 아니라 컬러 문서의 PPM도 반드시 확인할 것.
DPI(Dot Per Inch): 대각선 길이 1인치의 사각형 속에 얼마만큼의 점(Dot)을 찍을 수 있는지 나타낸 수치. DPI가 높을 수록 인쇄물의 선명도는 올라간다. 시중의 레이저 복합기는 보통 600(가로)x600(세로)DPI의 선명도를 보유하고 있다. 인쇄소에서 사용되는 고급 레이저 프린터의 경우 1200x1200DPI까지 지원한다. 제조사들이 자사 제품의 선명도가 2400DPI라고 홍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600DPI의 토너를 4개(검은색,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탑재했다는 의미다. 실제로는 600x600DPI와 다를바 없으니 참고하자.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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