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일까? 음료일까? 더위를 식혀줄 독특한 전통음식 '창면(昌麪)'
조선시대 여인들의 공식적인 나들이 날이었던 '삼짇날', 여인들의 봄소풍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이 날을 대표하는 음식은 바로 화전이다. 활짝 핀 꽃으로 만든 꽃잎을 따 먹음직스럽게 부쳐내는 화전은 맛 이전에 모양을 먼저 생각한 음식이다. '창면'은 화전과 함께 '삼짇날'의 대표하는 음식이었다. 불그스름한 오미자 우린 물에 녹말로 만든 면을 넣어 먹는 전통음식으로 '착면' 또는 '화면(花麵)'이라 부르기도 했다.

창면(昌麪)은 국수라기보다는 화채, 음료에 가까운 음식이다. 조선후기의 음식조리서인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을 살펴보면 '녹두녹말 1홉을 물에 되지 않게 타서 더운 솥의 물에 띄워 익으면 찬물에 담았다가 썰어서 오미자 우린 물에 넣어 먹는다'고 창면 조리법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창면에 사용되는 녹두가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삼짇날뿐만 아니라 날이 따뜻해지는 봄부터 찬바람이 나기 직전인 가을까지 음료처럼 즐겨 마셨다.
창면을 화면이라고 부르기도 한 이유는 녹두면을 만들 때 꽃잎을 넣어 색을 내기도 했기 때문. 특히 삼짇날에 먹는 창면은 진달래꽃을 넣어 면을 붉게 물들여 진달래화면이라 지칭하기도 했다. 단순히 녹두면과 오미자물을 섞어 마시기도 했지만 꿀이나 잣 등을 곁들여 더욱 풍성하게 즐기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창면을 먹는 풍습이 생긴 때는 화전과 마찬가지로 고려시대 답청절(踏靑節)로 여겨지지만 정확한 연원을 알 수 없다. 다만 조선후기 궁중잔치를 기록한 '진작의궤' 등에 각종 화채와 함께 기록된 것으로 보아 궁중과 일부 양반가에서 즐겨먹은 고급음식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창면을 만드는 방법은 지방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서울을 비롯한 경기도권에서는 녹두전분에 물을 넣고 고루 풀어 편평한 접시에 얇게 부어 끓는 물 위에 올려 중탕으로 익힌 다음 묵처럼 굳으면 얇게 채 썰어 오미자물을 붓고 잣을 띄워 먹었고, 강원도 지방에서는 물에 푼 칡 전분이나 감자전분을 끓는 물에 얇게 익혀 찬물에 담가 묵처럼 굳혀서 국수가락처럼 얇게 채 썬 다음 꿀을 탄 오미자 물에 넣고 잣을 띄워 먹는다.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jeongsan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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