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룬 남자 '슈스케5' 박시환, 가수가 된 이유(인터뷰)

윤성열 기자 2014. 4.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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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첫 미니앨범 '스프링 어웨이크닝' 발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윤성열 기자]

박시환 / 사진=임성균 기자

혼이 담긴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비공 출신 박시환(28). 그는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에서 수차례 탈락의 고배를 마셨으나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도전해 시즌5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

첫 미니앨범 '스프링 어웨이크닝(Spring Awakening)'을 발매를 앞두고 만난 박시환의 표정은 지난 8개월간 롤러코스터 같았던 세월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가수의 꿈을 이뤘다는 뿌듯함과 앞으로 남은 것들에 대한 굳은 다짐이 동시에 엿보였다.

반듯한 자세로 앉은 박시환과 그의 앞에 놓인 이력서 형태의 앨범소개 자료가 눈에 띄었다. 박시환은 "오디션에 처음 지원했을 때 마음가짐으로 돌아가 초심을 다잡고 싶었다"고 묵직한 각오를 전했다.

"앨범이 정말 나오는 건가 싶기도 하고, 들뜨네요. 스스로 대견하고 뿌듯한 마음도 있어요. 그동안 사랑해주신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 기뻐요. 빨리 노래 부르고 싶어요."

박시환 / 사진=임성균 기자

알려졌다 시피 박시환은 '슈퍼스타K' 5수생이었다. 2009년 시즌1부터 5년 동안 지독하게 '슈퍼스타K'의 문을 두드렸건만, 2차 예선에서 번번이 떨어졌다. 하지만 그의 사전에 포기란 없었다. 절치부심 끝에 비로소 3차 예선에 오른 시즌5에서 박시환은 가슴을 울리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이적의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를 불러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더벅머리에 후줄근한 후드 티를 입고 노래를 부르는 내내 13mm 볼트를 쥐고 있던 그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정말 살고 싶어서 오디션에 지원했어요. 부산에서 정비공 일을 하면서 혼자 살았는데 많이 우울했죠. 정말 노래를 하고 싶은데 '형편 때문에 꿈을 포기하고 사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면서 정말 노래가 더하고 싶더라고요. 나이가 들면 못할 거란 생각에 다시 지원하게 됐죠."

학창시절 박시환의 가정 형편은 변변치 못했다. 12년 전 햄버거 납품을 하던 아버지의 사업이 잘못돼 가세가 기울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한창 학교를 다녀야 할 때에도 아침저녁으로 대공원에서 햄버거와 핫도그를 팔거나 수영장 안전요원 등으로 일하며 돈을 벌어야했다.

군 전역 이후 대입시험을 치러 호서예술전문학교 실용음악과에 당당히 합격했지만 교육비 부담으로 진학의 꿈도 접어야했다.

인생에 아무 낙이 없었다던 박시환의 유일한 낙은 노래였다. 평소 내성적인 성격 탓에 음악만이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했다. 박시환은 "다른 취미는 생활고 때문에 할 수 없었고, 노래방을 정말 자주 갔다"며 "가수가 안됐으면 노래방 사장이 되는 게 내 꿈이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시환은 인디밴드에서 활동하던 형 덕분에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놓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형이 항상 노래를 듣고 자고, 직접 부르고 있는 모습을 보며 많이 부러워했다"며 지금은 가수의 꿈을 접고 요리사로 일하고 있는 형을 가장 든든한 지원군으로 꼽았다.

"형이 어느 날 술에 잔뜩 취해 '내 꿈이 너에게 맡겨도 되겠냐'고 했을 때는 정말 많이 울었죠."

박시환은 '슈퍼스타K5' 출연 이후 또 하나의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 일찌감치 박시환의 잠재력을 알아본 작곡가 박근태가 그의 데뷔음반 제작에 참여한 것. 박근태는 이번 미니앨범 프로듀싱과 보컬 트레이닝에도 참여, '음악적 멘토'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타이틀곡 '다만 그대를' 역시 박근태가 작곡, 편곡을 맡은 노래로, 미디엄 템포의 팝 록이다. 박근태는 박시환 내면의 아날로그 감성을 발견, 애초부터 고 김광석의 '사랑했지만' 후렴구의 샘플링을 염두에 두고 곡을 만들었다는 전언이다.

리드미컬한 반주 위에 떠난 여자를 그리워하는 남자의 심경을 특유의 섬세한 음색으로 풀어낸 박시환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곡 후반부에는 나지막하게 읊조리는 랩도 등장해 듣는 재미를 더했다.

박시환은 "그간 배운 대로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려했다"며 "'슈퍼스타K' 이후 이론적으로 습득한 것이 몇 가지 있는데 발음은 좀 더 정확하게 발성은 한껏 정갈하게 내려고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다만 그대를'이 기존에 보여주지 않은 박시환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곡이라면 앞서 선 공개된 수록곡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박시환의 전매특허인 애절한 감성이 빛을 발하는 발라드 곡이다.

박시환 / 사진=임성균 기자

'슈퍼스타K' 시즌5 출연 이후 우승자 박재정과 숙소 생활을 하고 있는 박시환은 최근 운동을 통해 10kg가량을 감량한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만들어진 결과였다. 가수 데뷔를 위해 그는 좋아하던 술도 끊고, 모든 열정과 혼을 쏟아 부었다.

"운동을 했으니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신인으로 다시 도전한다는 단단한 마음가짐 정도로 봐주셨음 해요."

아직 신인이지만 가수가 되니까 뭐가 제일 좋으냐고 물었더니 "이제 마음을 굳히고 갈 수 있는 길이 보인다"는 답이 돌아왔다. 어두컴컴한 동굴을 지나 발견한 한줄기 빛처럼 삶의 방향을 찾았다는 것.

인터뷰 말미 그는 올해의 목표로 신인상을 꼭 타보고 싶다고 했다. 먼 미래에는 꿈을 가진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명망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강렬한 포부도 잊지 않았다. 포기를 모르는 이 남자, 박시환의 도전은 그렇게 계속될 것 같았다.

"꿈을 찾아서 어느덧 가수까지 됐으니 이제 꿈을 가진 많은 이들이 저를 보시고 많이 공감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잘 될수록 그런 분들이 더 힘을 낼 거라 생각해요. 희망이 되고 싶어요."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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