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인터뷰] 김현중 "연기력 논란..'감격시대'는 터닝포인트"
[MBN스타 남우정 기자]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람'만 남았다"
"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라고 외치던 김현중이 변했다. '감격시대'를 통해서 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김현중은 연기자로 분한 이후 처음으로 연기 호평을 받았다.
시대극이라는 어려운 설정은 물론 출연료 미지급 등 외적인 요소들로 드라마가 휘청거릴 때도 김현중은 중심을 지켰고 극 중 신정태가 성장한 것처럼 본인도 성장했다.
◇ "'감격시대' 꿈만 꾸며 살았다"
1930년대 격동의 시대를 철저하게 남자들의 시선에서 그려낸 '감격시대'는 화려한 액션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 중심에는 신정태 역으로 출연해 열연을 펼친 김현중이 있었다. 말끔한 꽃미남 외모로 여심을 사로잡았던 김현중이 '감격시대'를 선택한 것은 의외였고 그만큼 우려도 많았다. 연이은 로맨틱 코미디(이하 '로코') 작품으로 굳어진 꽃미남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선택이었을까.
"꽃미남 이미지를 깰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남자다운 캐릭터는 아무나 할 수 있지만 꽃미남 역할을 대중들이 선택을 해줘야 한다. 꽃미남 역할이나 로코가 연기적으론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시대극의 경우는 감정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연기력 논란의 중심에 있던 입장에서 '감격시대'는 터닝 포인트였다. 이전처럼 로코를 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 싶다. 로코를 하던 멜로를 하던 한 과정이 필요했는데 그게 '감격시대'였다."
스스로도 '터닝 포인트'라고 말할 정도로 김현중은 '감격시대'에서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뽐냈다. 특히 동생 청아와 아버지의 죽음 앞에 오열하는 김현중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우려는 한 순간에 날려 버렸다.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했기에 후회가 없다고 말한 김현중은 "여기서도 인정을 못 받으면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려 했다"고 말했다. 감현중은 스스로 분석보단 본능에 가까운 연기를 한다고 밝혔지만 이미지 트레이닝에 신경 썼다. 본인의 연기를 보는 것이 힘들어 모니터링도 피하던 김현중은 '감격시대'에선 한 없이 모니터링을 하며 각 인물들을 상상하며 그려냈다.
"동생이, 아버지가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을 많이 했는데 촬영에 들어가니 눈물이 나오더라. 자면서도 캐릭터를 만들어 내려고 했다. 그래서 꿈도 '감격시대'만 꿨다. 김현중이라는 사람은 없어지고 신정태가 되어 있었다. 신이치(조동혁 분)가 공격하는 꿈을 꿀 정도였다. 촬영 하는 동안 2시간 정도밖에 못 잤는데 그런 꿈을 꾸면 힘들게 일어나도 기분이 좋았다."
◇ "사건 사고 많았지만 사람들은 남았다"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가고 수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면서 '감격시대'는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복합장르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여성 시청자들의 리모컨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감격시대'는 남다른 독자 노선을 선택했다. 그 결과 남성 시청자들의 흡수해 호평도 받고 동시간대 1위로 종영했지만 작가교체, 진세연의 겹치기 출연, 출연료 미지급 등 외적인 요소들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주연으로 브라운관에 컴백한 김현중으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일 것이다. 주연으로 중심을 잡아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이에 김현중은 "작년 6월부터 해서 10개월을 '감격시대'에 쏟았다. 촬영을 3개월 정도 했는데 1년 같았다. 다들 작품을 마칠 때 시원섭섭하다고 하던데 전 그냥 시원하기만 하다"라고 농담을 건네며 무거운 이야기도 가볍게 만들었다.
"사건 사고도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만큼 사랑을 받았다. 시청자들이 사랑해주지 않았다면 이 드라마는 자멸할 수 도 있는 작품이었다. '감격시대'를 하면서 사람만 남았다. 쪽대본에 열악한 상황에서도 그 정도의 연기력으로 감정을 끌어올려준 배우들 덕분이다."
동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경쟁작이었던 SBS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에 밀려 종일 2위 자리를 지켰다. '별그대'가 떠난 후 시청률 반등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 마저도 여러 요인들로 쉽지 않았다. 100억 원 이상이 투자된 작품인 것에 비해 10% 초반의 시청률은 초라했다. 하지만 김현중은 오히려 이 같은 드라마 제작환경에 쓴소리를 가했다.
"솔직히 드라마 제작비가 30억이면 어떻고 50억이면 어떠나.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한류가 없어질 것 같다. 지금이야 중국, 일본이 한국 드라마를 보지만 언젠가 자기 나라 드라마가 재미있으면 돌아설 것이다."
◇ "로코 보다는 이제 멜로 하고 싶다"
꽃미남 그룹 SS501 리더로 데뷔해 잘 생긴 외모 덕분에 KBS2 '꽃보다 남자'로 꽃미남의 대명사가 됐다. 그 후 옆 나라 일본 팬들까지 사로잡는 한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지금이야 연기돌로 활동하는 아이돌들이 넘쳐나지만 김현중이 연기자로 발돋움할 시기엔 쓴소리가 넘쳐났다.
"저도 타의에 의해서 연기를 시작했다. 신기하고 멋있을 것 같아서 시작을 했는데 좋은 결과도 있고 나쁜 결과도 있었다. 타의적으로 시작하더라도 호기심이 아닌 진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그럼 문제될 것은 없을 것 같다."
큰 키에 조각 같이 잘생긴 외모 덕분에 '감격시대' 이전의 김현중은 꽃미남 역할을 독차지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 본 김현중은 '꽃보다 남자'의 지후 선배보단 '감격시대' 신정태에 가까웠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를 꼽을 때도 상남자 매력이 넘쳐났다.
"신파 같은 것보다는 일상의 사랑을 주제로 한 멜로를 해보고 싶다. 아무래도 로코는 못할 것 같다. 솔직히 말도 안 되는 대사들이 많다. 여자들은 그런 대사를 좋아하던데 전 대사에서 거부감을 느낀다. 그래도 앞으로 어떤 작품이 나오더라도 제가 했던 '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를 넘을 대사는 없다.(웃음) 그 중심에 있다니 기쁘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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