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양말 · 속옷 '숨겨진 1인치' 도 화려해진다

2014. 4. 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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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겉으로 드러나는 외관에만 신경쓰던 남성들이 변하고 있다. 그동안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천대(?) 받던 '남성 잡화'에도 화사한 봄이 찾아오고 있다. 색상도 과감하리 만치 화려해지고 있다. 보일락 말락 양말은 기본이다.

심지어 남에게 보이지 않는 속옷까지 '남성들의 1인치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미백용 남성 화장품에서 시작된 남성들의 반란이 이제는 숨겨진 1인치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백화점 남성 매장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패션 양말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로 잰 듯한 규격 속에 남성 정장들 세상이던 매장에 주황, 보라, 초록 등 컬러플한 원색 계열의 패션 양말이 똬리를 틀고 있다. '양말은 대형마트에서, 색상은 회색ㆍ검정으로'라는 통념이 무참히 깨진 셈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3개월간 남성 양말 신장률은 12%에 달했다. 특히 캐주얼 양말의 비중은 지난해 25%에서 올해엔 40%로 크게 늘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남성 양말은 전년에 비해 21.3%가 늘었다. 일반 어두운 단색 정장용 양말에 비해 가격이 평균 배 이상 비싼데도 불구하고 굳이 백화점에서 패션양말을 구매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3년간 매출 신장률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남성 패션양말의 매출 신장률은 2011년 109.8%에서 2012년 235.8%, 지난해엔 221.0%로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두자릿 수 신장만 해도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 백화점 업계에선 전례가 없는 일이다.

패션양말의 변화는 단순히 색상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기존 양말이 천편일률적으로 면소재에 치우쳐져 있었다면 최근엔 울은 물론 캐시미어 등 고급스런 소재로 변하고 있다. 고급 양복 소재로나 쓰이던 것들이 이제는 남성 양말에까지 진출한 셈이다.

심지어 남성 속옷에서도 '댄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남성 언더웨어는 매출이 무려 20% 이상 늘었으며, 현대백화점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16.3%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특히 최근 타이트한 드로즈(drawers) 형태의 속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게스 언더웨어', 'CK언더웨어', '엠포리오아르마니'등 수입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게스언더웨어'는 최근 3개월간 30% 신장하는 등 남성 속옷 브랜드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바지 위로 밴드가 드러나는 스타일의 타이트한 드로즈 형태의 속옷과 기능성 이너웨어(런닝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숨은 1인치'까지 챙기려는 남성들의 변화는 백팩은 물론 벨트, 행커치프, 부토니에(재킷이나 턱시도 등 양복류 깃의 단춧구멍, 또는 그 구멍에 꽂기 위한 꽃) 등 남성들의 소품에서도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방의 경우 백팩은 이제 책가방이라는 기존 인식까지 뛰어넘어 최근엔 '백팩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남성패션을 완성하는 중요한 소품으로 뜨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남성 캐주얼백 상품군은 지난 3개월간 27% 신장했으며, 특히 캐주얼백 전문 브랜드 '쌤소나이트 레드'는 2012년 9월 잠실점에 처음으로 매장을 연 이후 현재 롯데백화점에서만 총 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검정색, 곤색, 회색 등 무채색의 정장을 착용할 때만 해도 천편일률적으로 검정색이 대세였던 남성용 벨트도 과감해지고 있다. 이제는 남성들도 '코디'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남성 벨트 매출은 최근 3개월간 무려 21.1% 신장하는 등 남성 소품은 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뿐 아니다. 2만원대부터 5만원까지 하는 부토니에와, 10만원을 호가하는 행커치프도 '댄디 남성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소품이 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9.3%에 그쳤던 행커치프와 부토니에 등 남성용 소품 매출 신장률이 최근엔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스티브 잡스 패션 열풍과 2012년 신사의 품격 드라마 열풍 이후 액세서리에 대한 남성들의 고정관념이 크게 변했다"며 "최근엔 걷거나 앉을 때 살짝 살짝 보이는 양말 등 '패션의 숨겨진 1인치'까지 가꾸려 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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