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정용진 "새로운 답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대"

디지털뉴스팀 2014. 4. 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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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재벌총수 일가로는 이례적으로 대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정 부회장은 8일 신세계그룹이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개최한 '지식향연-4월 서막' 행사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고은 시인의 작품 '그 꽃'의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라는 구절을 인용했다.

정 부회장은 취업난 속에서 토익점수나 학점 등 스펙 쌓기에만 열중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또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알'을 소개하며 "대추의 색깔이나 맛은 누구나 알 수 있지만 대추가 익는 과정에서 어떤 고뇌와 외로움이 있었는지를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룹을 이끌며 4년만에 처음으로 대학생 대상 강연에 나선 정 부회장은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인사말로 시작해 인터넷 검색, 갤럭시S5 휴대전화 등을 예로 들며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과거에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에 기존 정보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능력있는 사람이었다"며 "지금은 주어진 상황에 대한 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새로운 답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대"라고 규정했다.

정 부회장은 "유통회사인 신세계가 갑자기 인문학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며 "신세계의 경영이념의 중심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며, 사회와 청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너무 피곤하고 지쳐 있는 청춘이 안쓰럽고, 사회적 리더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열심히'에 집중한 청년들에게 '제대로'라는 지표를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신세계의 인재 채용방식을 변경한 것도 소개했다. '우수한 인재'라는 등식이 더이상 성립하기 어려운 만큼, 스펙 대신 인문학적 소양과 통찰력을 가진 차별화된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매번 채용면접 때 보면 지원자들이 자신의 주관적 소신을 말하지 않고 모범답안을 외우고 와서 한결같이 똑같은 대답만 한다"며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스펙을 넘어선 인문학을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취업 트랜드가 아닌 인문학에 바탕한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인문학은 절대로 취업을 위한 도구만은 아니며, 취업을 위한 인문학 공부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이 준비한 '지식향연'은 연세대에 이어 성균관대·이화여대·부산대·전남대·제주대 등 전국 10개 대학에서 펼쳐진다. 이 과정에서 '청년 영웅' 20명을 선발해 세계 각지 인문학 중심지를 중심으로 '그랜드 투어' 기회를 제공하고 장학금, 입사지원시 가점 부여 등의 혜택도 줄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매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교육을 위해 20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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