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두 얼굴 ..'낮에는 선생, 밤에는 도굴범'
[CBS노컷뉴스 임기상 기자]
◈ 어이없이 약탈당한 공주 송산리의 제6호분
충남 공주의 금강변에 있는 송산은 높이 130m의 나지막한 구릉이다.
이 곳에는 현재 7기의 고분이 흩어져 있고, 가장 유명한 곳이 아무도 도굴하지 못했던 '무령왕릉'이다.
무령왕릉 바로 앞에는 같은 벽돌무덤인 제6호분이 자리잡고 있다.
들어가보면 벽에 그려져있는 사신도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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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호분의 입구와 내부. 한 일본인 교사가 불법으로 도굴해 유물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사진=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제공) |
일제하인 1932년. 인근 공주고보의 교사인 카루베 지온은 20여년간 백제 연구란 명목으로 공주 일대를 뒤지고 있었다.
이 인물은 낮에는 '선생'이고, 밤에는 무덤을 파헤치는 '도굴범'이었다.
그가 공주에 부임했을 때는 이미 일본인들이 제1호분부터 5호분까지 모조리 도굴한 후였다.
카루베가 탐을 낸 곳은 바로 처녀분인 제6호분이었다.
그는 총독부로부터 발굴허가를 받고 인부들을 동원해 6호분을 마구 파헤쳤다.
그리고는 쏟아져 나오는 유물들을 강경에 있는 창고로 죄다 옮겼다.
마지막으로 무덤 바닥을 빗자루로 말끔히 쓴 다음 총독부에는 '이미 도굴되어 출토유물이 하나도 없다'고 거짓 보고를 했다.
해방이 되자 카루베는 이 유물들을 트럭에 싣고 대구로 가서 조선 문화재를 헐값에 사들이고 있던 오구라 다케노스케와 함께 배에 싣고 일본으로 가져갔다.
이 6호분에서 어떤 유물이 나왔고, 그 유물이 어디에 있는지는 그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그 후손도 질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국립공주박물관이 카루베의 유족에게 문화재 반환을 요구하자 '이게 다'라며 달랑 백제 기와 4점을 보내왔다.
◈사라진 금관총 유물...갑자기 도쿄국립박물관에 나타나다
1921년 9월 24일 아침.
경주 노서리 마을의 한 주막집 마당에서 유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주막집 증축을 위해 터파기 작업을 하던 중 오래된 청동과 금제품, 유리옥이 발견되었다.
경찰은 경주에 사는 총독부박물관 촉탁인 모로가 히데오를 통해 고적전문가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하필 당대의 전문가들은 가야 패총의 시굴조사를 하고 있어 당장 경주에 올 형편이 아니었다.
결국 모로가 히데오 등 얼치기 전문가들이 대충 4일만에 발굴을 끝냈다.
엉터리 발굴이라서 고고학에서 중요한 유구와 유물의 출토 상태를 기록도 하지 않았다.
출토된 유물은 어마어마했다.
신라금관을 비롯해 팔찌와 관모, 귀고리, 허리띠와 그 장식 등 온갖 황금제품들이 가득했다.
이른바 '금관총'의 유물들이다.
이 유물을 보존하기 위해 경주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경주박물관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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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금관총에서 발굴된 유물 8점이 한국이 아니라 도쿄국립박물관에서 버젓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혜문닷컴) |
그로부터 92년이 지난 2013년.
국립경주박물관에 있어야 할 금관총 유물이 어떻게 된 일인지 도쿄국립박물관에 전시되고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가?
사건의 중심에는 엉터리 금관총 발굴에 참가한 모로가 히데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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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대의 도굴꾼 모로가 히데오 |
그는 원래 문화재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인물이었다.
1910년대 경주에 와서 사업을 하면서 고고학 전문가인양 행세하다 금관총 발굴에 뛰어 들어 유물 8점을 '슬쩍'한 것이다.
결국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셈이다.
그 유물이 공주 6호분 유물처럼 돈 많은 오구라에게 넘어간 뒤 그 후손들에 의해 도쿄국립박물관의 '오구라 컬렉션'에 포함된 것이다.
모로가는 이후에도 경주에서 닥치는대로 도굴을 하고, 문화재를 약탈하다 1933년 도굴사건 주범으로 지목돼 일본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09년 9월에 일제시대에 자취를 감춘 '신라시대 옥피리'가 7억원에 경매에 나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피리는 역시 모로가가 해방과 함께 일본으로 떠나면서 포항경찰서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팔았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일본에 있는 그의 집 창고에는 또 어떤 우리 문화재가 있을까?
◈한국의 국보급 문화재가 즐비한 '오구라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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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오구라 컬렉션' 전시 유물 (사진=KBS 역사스페셜 홈페이지 화면 캡처) |
도쿄국립박물관은 지난 2013년 10월 1일 동양관 전시실에서 '오구라 컬렉션'에 포함되어 있는 미공개 조선 문화재 20점을 처음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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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는 없는 조선 국왕의 투구가 일본 박물관에 전시되었다.(사진=국립도쿄박물관 도록) |
가장 눈길을 끈 유물이 조선 국왕의 갑옷과 투구였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은 "박물관측이 왕실 물품임을 확인했고, 제작시기 등을 고려할 때 고종 황제가 사용하던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또 도록에 '명성황후를 시해한 자객이 방에서 들고 나온 소반'이라고 설명한 풍혈반도 공개됐다.
이들 유물들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사업가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수집한 문화재인 '오쿠라 컬렉션' 1,040점의 일부이다.
국가가 관리하는 조성왕실 유물이 시중으로 흘러나갔다면 '도난품'일 가능성이 크다.
'오구라 컬렉션' 목록에서 불법으로 훔쳐가거나 도굴품인 정황이 확실한 문화재는 4건 34점이다.
1.조선대원수 투구 등 왕실유물 9점
2.금관총 유물 8점
3.부산 연산동 고분 출토유물 4점
4.창녕서 출토한 가야 유물 13점
우리 정부가 국제법상 반환을 요구할 수 있는 문화재들이다.
대원수투구를 보고 귀국한 혜문 스님은 도쿄국립박물관에 짧은 편지를 보냈다.
"일본 국민들의 양심에 묻습니다. 나는 왜 일본에 있는 것입니까? 나는 한때나마 조선의 국왕이었습니다" -조선 대원수투구의 고백kisangli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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