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개인전 <trace> 배우 아닌 작가로 갤러리에 선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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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정우가 남산 표갤러리에서 개인전 < trace > 를 연다. 그는 배우로서 스크린에서 다 하지 못한, 혹은 할 수 없었던 내면의 이야기를 화폭에 담았다. 캔버스는 그에게 일기장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번 전시에 공개된 작품들은 독특한 패턴과 다양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같은 갤러리에서 2년 전 열린 개인전 때보다 훨씬 화려해졌다. 작년 한 해 동안 두 편의 영화를 개봉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그는 수십여 점의 작품을 완성했다.
새로운 영화를 찍을 때마다 새로운 그림을 그렸는데, 그때 그린 작품들은 대개 영화에서 맡은 캐릭터의 이미지와 심리 상태를 연상시킨다. 그는 영화 < 베를린 > 촬영차 독일에 머무를 때도 촬영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면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베를린 시리즈'에 등장하는 코발트블루의 인물에서는 극도의 고독감이 느껴진다. 그가 잠시 하와이에 머물면서 그린 '하와이 시리즈'에서는 하와이의 아름다운 햇빛과 자연의 에너지, 자유, 편안함 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는 작품 설명을 통해 "나의 인생에서 그림은 결코 빠져서는 안 되는 에너지이자 원동력"이라 고백한 바 있다.
그가 그림을 처음 접하게 된 데는 아버지인 배우 김용건의 영향이 컸다. 김용건의 취미가 작품 컬렉션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13일 열린 전시 오프닝 행사장에는 아버지 김용건이 하정우 작가와 함께 등장해 훈훈한 모습을 자아냈다. 싱가포르 '프루덴셜 아이 어워즈' 행사장에서 이뤄진 < 중앙 SUNDAY > 와의 인터뷰에서는 "신진 작가들 중 찰스장, 박미진, 권현진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한 번도 정규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미술 작업에 대한 열정만큼은 어느 작가 못지않다. 2009년 이후 줄곧 전시를 열어 이번 전시가 벌써 일곱 번째 개인전이다. 지난 2월 초에도 청담동 까르띠에 전시장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작품 한 점당 1천만원이 넘는 높은 금액임에도 그의 그림은 일주일이 채 안 돼 완판됐다. 그의 그림이 완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뉴욕에서 열린 개인전에서도 그의 작품이 모두 팔려 화제가 되었다. 대중미술 전문가들도 그의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는 얼마 전 7월에 개봉하는 영화 < 군도 > 의 촬영을 마치고 요즘은 회사에 출근하며 다음 작품을 준비 중이다. 위화 원작의 < 허삼관매혈기 > 라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하정우의 첫 감독 겸 주연 작품으로 대중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배우, 작가, 감독으로 활동 폭을 넓힌 하정우. 그를 우리 시대의 '살아 있는 종합예술인'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작가 하정우의 이번 전시는 오는 3월 5일까지 열린다. 남산 표갤러리, ~3월 5일
담당_정희순 기자 | 사진_최항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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