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연이은 일베 사고..안 막나? 못 막나? [이승길의 하지만]

2014. 3. 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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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온라인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합성이미지 오용사고가 발생했다. MBC '기분 좋은 날'이 지난해 발생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사고로 징계를 받고 사과문을 발표한 지 불과 4일 만이다.

2일 밤 방송된 '런닝맨'에서는 멤버들이 대학생들과 팀을 이뤄 게임을 진행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그 과정에서 개그맨 유재석은 고려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했고, 화면에는 고려대학교의 마크가 소개됐다. 하지만 전파를 탄 마크는 일베를 상징하는 'ㅇㅂ'가 고려대학교 마크에 교묘하게 포함된 합성이미지였다.

방송가에 일베 비상령이 본격적으로 발동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상파와 케이블채널, 종합편성채널을 가리지 않고 다수의 방송사에서 일베 합성 이미지를 오용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방송사들은 뒤늦게 부주의를 사과했다.

이어 일부 스타들이 일베에서 비하의 의미로 쓰는 단어를 방송 혹은 SNS 상에서 사용하는 일이 연이어 발생했고, 해당 사고와 관련된 유명인들에게는 일베의 주홍글씨가 붙기도 했다. 이후로는 일베라는 단어가 사회적으로 민감해지며 조그마한 연결고리마저 논란으로 비화됐고, 일부 스타의 경우에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단어를 사용하고도 후폭풍을 우려해 이를 해명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룰 브레이커' 출연자로 잘 알려진 해커 이두희가 이런 부작용을 막겠다며 제작한 일베 용어 사전에 한동안 네티즌의 관심이 쏠렸던 것도 이의 반증이었다.

하지만 의아한 것은 반복되는 사고와 논란에도 방송프로그램의 일베 마크 오용사고가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SBS '8뉴스'에서 등장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를 시작으로, 9월 27일 '스포츠뉴스'에서는 연세대학교 마크에 일베를 합성한 이미지가 사용됐고, 11월 8일 tvN '고소한19'와 12월 23일 종합편성채널 MBN '뉴스8'에서도 마찬가지로 일베 합성 연세대학교 마크가 전파를 탔다. 그리고 12월 18일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비하 이미지를 내보낸 '기분 좋은 날'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관계자 징계 및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이후 사회적 화두로까지 부상한 일베가 특정 지역과 출신 인물, 그리고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어지고 있는 실수는 방송사의 공정성 및 신뢰성을 손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1차적인 원인은 시간에 쫓기고, 자료 수집 등의 제작 과정이 상대적으로 책임감과 전문성이 낮은 임시 고용 직원에 의해 진행되는 우리 방송가의 열악한 제작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또 이번에 논란이 된 고려대학교 일베 마크의 경우 합성의 수준이 교묘해 설사 검증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발견이 힘든 것이긴 했다.

그러나 논란이 연이어 발생한 이상, 이미지의 출처 자체가 검색이 아닌 해당 학교가 되는 등 더 치밀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방송사 측이 가질 수 있는 억울함과 별개로, 일베 합성 이미지로 인한 방송사고가 특정 인물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오인된 정보를 전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사고를 막는 것은 이제 필수불가결한 일이기 때문이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MBC '기분 좋은 날', SBS '8뉴스'(위부터) 등에서 발생한 일베 이미지 사고. 사진 = SBS, MBC 방송화면 캡처]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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