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집회참가자 '폭도' 지칭 경찰, 전보조치

박소연 기자 입력 2014. 2. 26. 15:04 수정 2014. 2. 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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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소연기자]

서울 용산경찰서 정모(31) 순경이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올린 인증샷. 손가락 모양은 일베를 뜻하는 이응과 비읍을 나타낸다. 정 순경은 게시물에서 집회 경비를 '폭도와의 전쟁'이라 표현했다. /사진=일베

민주노총 집회 참가자들을 '폭도'라고 칭한 현직 경찰관이 경고장을 받고 전보 조치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민주노총 집회 참가자들을 '폭도'라고 칭한 글을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올린 정모(31) 순경에게 경찰서장 명의의 경고장을 발부하고 서울의 한 경찰서로 전보조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정 순경이 경찰에 입문한지 얼마 안됐고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징계위원회를 여는 대신 지난 2월 중순 정기인사 때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조치가 정식 징계는 아니지만 첫 발령지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지 못한 경력은 승진 등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경위까지는 한 경찰서에서 15년 이상 근무하는데 정 순경은 2년이 조금 넘은 상태에서 전보 조치됐다.

정 순경은 지난해 12월28일 저녁 7시쯤 일베 게시판에 "어제 당직하고 오늘 퇴근 못하고 아침부터 동원됐다. 휴가 전부 취소다"라며 "폭도와의 전쟁 얼른 마치고 집에 가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노란 독수리마크가 달린 경찰 모자 위에 일베 회원임을 나타내는 손가락 모양을 하고 찍은 인증샷도 함께 올렸다.

이 글은 게시되자마자 수백개의 추천을 받아 베스트게시물로 등록됐다. 일베 사용자들은 "좌좀(좌익좀비) X끼들 갈아버려야지", "진압을 하라고 씨XX끼들아" 등의 반응을 보이며 호응했다. 정 순경은 30분쯤 후 원본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이미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로 퍼져나간 뒤였다.

용산서 청문감사실 관계자는 "'폭도'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부적절하며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정 순경의 경찰 근무경력이 만 3년도 채 안 돼 아직 미숙한 듯 보인다"고 징계위에 회부했다.

정 순경은 "전날 야간 밤샘근무를 한 뒤 휴가도 못 가고 추운 날씨에 경찰버스 안에서 도시락으로 밥을 때우는 것이 짜증이 나서 별 생각 없이 올린 것이다.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머니투데이 박소연기자 soyu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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