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네' 이윤지 "술 먹고 주정연기?..보리차"(인터뷰)

김성희 기자 2014. 2. 2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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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주말연속극 '왕가네 식구들' 왕광박 역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성희 기자]

배우 이윤지/사진제공=나무엑터스

"광박아! 그동안 너무 고마웠어."

배우 이윤지(31)하면 당차고 똑 부러진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맡아온 역할도 그러했다. 지난 16일 종영한 KBS 2TV '왕가네 식구들'(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 제작 드림이엔엠)에서 왕씨 집안 막내 딸 왕광박 역을 연기했다. 극 초반 개소리를 잘 내는 것부터 며느리 오디션, 시월드 등 여러 에피소드로 화제를 모았다. '이윤지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변신을 했다. 결과적으로 안성맞춤 배역이었다.

작품 종영 후 이윤지를 지난 24일 강남 모처에서 만났다. '왕가네 식구들'을 하면서 연극 '클로저'까지 무사히 해낸 그는 여배우였다.

배우 이윤지/사진제공=나무엑터스

◆ "결말 황당? 오히려 미래 다녀온 느낌"

이윤지는 지난 주 홍콩을 경유해 중국 마카오로 포상휴가를 다녀왔다. 드라마의 성공을 자축하는 여행이기에 전 배우가 총출동했다. 6개월 동안 가족으로 살아서 이젠 실제 이름보다 극중 이름이 더 편했다. 그는 최근 김해숙이 한주완을 향해 최상남이라고 언급했던 순간을 털어놓으며 휴가 다녀온 소감을 밝혔다.

"홍콩에서 돌아온 다음날 감기가 걸렸어요. 저 그곳에서 정말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여기가 거기야?'이랬어요. 홍콩은 몇 개월 전에도 갔다 왔었는데 말이에요. 24명 정도 갔는데 옹기종기 모여서 버스타고 이동한건 처음이에요. 소싯적 수학여행 다녀온 기분이었어요. 저희 단체 사진 촬영하면서 혹시나 한국 분들이 볼까봐 빠른 속도로 촬영했어요."

'왕가네 식구들'의 결말은 각자 꿈, 사랑을 쟁취한 뒤 30년 후 각자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이윤지는 이에 대해 스토리의 마지막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윤지는 당시 배우들끼리 서로 분장 대결을 할 정도로 훈훈했다고 회상했다.

"가족극이라 해피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셨겠지만 장수까지 포함될 거라곤 예측 못하셨겠죠. 저는 아직 환갑까지 남았고 어머니도 환갑잔치를 안 하셨지만 이번 작품을 하면서 생각을 바꿨어요. 치열하게만 살아서 될 게 아니라 가족과 행복하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단기간 보다 30년을 내다보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영화 '어바웃 타임'과는 조금 다르지만 미래를 먼저 내다보고 온 느낌이에요."

이윤지는 왕광박을 통해 꿈을 쟁취하는 과정, 조건이 아닌 사랑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왕가네 식구들'이 그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물했다.

"꿈에 대해서는 메시지를 던진 것 같아요. 저부터도 광박이처럼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싶어요.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꿈을 찾는다는 건 대단해요. 그 용기는 사랑할 때도 보여줬어요. 배우가 작품을 만나는 것도 타이밍이에요. 배우고 좌충우돌 했던 게 필연인 것 같아요. 후반부에 시아버지랑 주정 연기 할 때는 실제 술이 아닌 보리차를 마셨는데 너무 먹어서 저절로 트림이 나왔어요. 하하."

◆ "문영남 작가, 정확하고 솔직한 분"

문영남 작가는 '왕가네 식구들'로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일각에서는 막장이라고 일컬었지만 분명한 것은 곳곳에 허를 찌르는 대사들이 있었다. 그는 문영남 작가, 대선배들과 함께 연기하면서 '내가 혹시 맡은 몫을 못하는 건 아닌지'에 대한 고민도 했었다고 밝혔다.

"저는 대본을 보면서 정확하고 솔직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작가님은 각 인물의 입을 빌어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솔직하게 말씀하셨어요. 저는 이번에 50부 대본 전권을 모았어요. 광박이를 비롯해 각자 허를 찌르는 대사도 많았고 기회가 되면 다시 읽어볼 생각이에요. 작가님은 늘 2~3주 먼저 같은 시간에 대본을 주셨어요."

이윤지에게 배우 이병준을 빼놓을 수 없다. 이병준은 극중 최대세 역을 연기, 이윤지와 앙숙관계를 형성했다. 보통 시월드는 시어머니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이번 작품을 통해 색다른 시월드를 경험했다. 사실 리허설 할 때 두 사람에게 서 극적인 장면들이 등장했다.

"이병준 선배님과의 연기호흡은 손뼉이 마주하는 것처럼 좋았어요. 희극적일 때는 호흡이 더 중요한데 선배님은 남다른 감을 갖고 계세요. 어느 날은 시아버지가 나가고 제가 붙잡는 장면인데 제가 때로는 매달리기도 해서 당황 하실 때가 있었어요. 설날 만두 만드는 장면을 모니터 하는데 제가 실수 하고 이병준 선배님이 밀가루 던질 때는 그 디테일함에 놀랐어요. 제가 당할 수록 캐릭터가 살았던 것 같아요."

이윤지는 여러 고난을 거쳐 한주완(최상남 역)과 결혼에 골인했다. 두 사람의 달달한 모습은 실제 사귀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성당에서도 저를 붙잡고 '인연은 가까이 있는 거다'는 말을 종종 들었어요. 어른들이 보기에 광박-상남 커플이 보기 좋았다면 성공한 게 아닐까요. 그 만큼 좋은 호흡을 보여준 것 같아요. 가끔 저희 때문에 '옛날 신혼시절 생각나'라는 반응도 접했어요."

배우 이윤지/사진제공=나무엑터스

◆ "13년차 배우, 여전히 잘 하고 싶어"

이윤지는 이제 13년차 배우다. 데뷔 초 이윤지와 현재의 이윤지, 어떤 점에서 성장했는지 궁금했다. 그는 데뷔 전 고등학교 시절 만든 사인을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다. 10년 전 이윤지에게 받은 사인과 현재의 사인이 같다는 점에서 이 배우의 뚝심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욕심의 사용법을 알게 됐다.

"저는 여전히 잘하고 싶어요. 그동안 작품을 해오면서 내가 부족한 부분과 장점도 알 것 같아요. 배우는 기회가 주어져야 능력을 펼칠 수 있어요. 카메라와 관객에 의해 보여 지는 직업이니 입장 상 수동적이에요. 그래서 더 많은 기회를 잡고 잘해보고 싶어요. 처음에는 데뷔자체에 행복했었지만 연륜이 쌓이면서 그에 따른 책임도 있어요. 어릴 땐 욕심을 쓸 줄 몰랐다면 이제는 어떻게 쓰면 좋을지 알게 되요.

둘째 언니로 출연했던 배우 이태란이 오는 3월1일 사업가와 화촉을 밝힌다.

"이태란 언니가 며칠 뒤에 할 얘기 있다고 했었고 홍콩에서 소식을 접했어요. 모두가 바라던 일이고. 축하할 일이에요. 작품할 때 연애하고 끝나고 결실을 맺는 게 보통 아니게 힘들다는 걸 알고 있어요."

인터뷰 후반부 이윤지 광박이에게 인사를 하면 어떨지 제안했다. 순간 이윤지에게서 작별이라는 아쉬움이 보였다. 사람은 살면서 환경, 타인에게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배우는 캐릭터에게도 영향을 받는다. 그는 광박을 연기하기 전, 후로 나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광박아. 많이 배울 수 있어서 고마웠어. 너 덕분에 앞으로 이윤지라는 사람이 더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 광박이 내 삶에 영향을 주도록 내버려뒀었어. 덕분에 나도 솔직해 졌던 것 같아. 그리고 훗날 다른 가족의 일원이 됐을 때 어찌하면 좋을지에 대한 작전도 세웠어. 마지막으로 고마워."

김성희 기자 shinvi7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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