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파헤친 '프레이저 보고서' 완역 출간

2014. 2. 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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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976년 미국 의회의 '코리아게이트' 보고서

박 정권 불법 활동·'스위스은행 계좌' 등 포함

지난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내용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민족문제연구소 '백년전쟁-프레이저보고서' 동영상의 바탕이 된 <프레이저보고서>(레드북 펴냄)가 완역 출간됐다.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국제기구소위원회(소위)가 1978년 발행한 이 보고서(원제: '한국-미국 관계에 대한 조사')는 당시 소위 위원장이던 도널드 프레이저의 이름을 따 '프레이저보고서'로 불려왔다.

미 의회는 1976년 일명 '코리아게이트'가 터지자 소위에 조사를 지시했고, 소위는 1977~78년 2년간 조사 끝에 이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코리아게이트는 한국 중앙정보부가 박동선을 통해 미국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주며 미국 정부에 로비를 시도한 사건이다. 당시 미 의회는 박정희 정권이 미국 안에서 유신체제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무마하려고 정계, 재계, 학계, 언론계 등에 대해 중앙정보부를 이용해 뇌물, 매수, 회유, 협박 등 각종 불법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보고서의 초점은 박 정권의 미국내 불법 활동과 이에 대한 대책에 맞춰져 있지만, 이를 이해하기 위한 배경으로 한미관계의 역사와 박 정권의 성격, 부패상 등도 서술돼 있다. 특히 당시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이 상당부분 원조와 개발차관, 기술원조 등 미국의 파격적 지원에 의한 것이고, '수출주도형 경제' 또한 미국이 유도하고 한국 정부가 이를 따른 것으로 서술돼 있다.

또한 보고서는 박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기업들과 각종 이권사업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어떻게 모으고 관리했는지도 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정희 스위스 은행 계좌설'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보고서는 "본 소위 청문회에서 김형욱은 김성곤이 걷은 정치자금 가운데 75만달러를 개인적 용도로 보관했고, 박 대통령과 그 부인(육영수), 정일권, 이후락, 박종규 등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비슷하게 제공된 자금도 김성곤이 보관했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에게 전달된 자금들과 관련해, 증언·기록들은 이후락에 의해 수집된 자금들이 스위스 은행계좌에 예치되었다고 했다"며 "스위스 계좌의 존재는 은행 기록들로 구체화되었고, 이동훈(이후락 아들)에 의해, 그리고 다수의 최측근에 의해 확인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스위스 계좌의 돈은 대통령이 사용하기 위한 '정부자금'이었고, 박 전 대통령은 이 자금들을 야당 국회의원, 군부 등을 '매수'하기 위해 나눠줬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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