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논의 첫발은 '북한 주권국 인정'

2014. 2. 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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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남쪽체제 우월하단 인식 버려야

남북 경제통합과 관련해 다양한 견해들이 다투고 있다. 경제통합 방식과 관련해서는 이분법적 접근과 구조론적 접근이 논쟁중이며, 통일 주체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통일이 주체인지 대상인지에 대한 주장이 엇갈린다. 세계관에 따라 이들 문제에 대한 해답이 갈리며, 그에 따라 통일의 형태도 달라진다.

통상 경제통합에서든 체제전환에서든 급진이냐 점진이냐 하는 것이 대표적인 논점으로 부각된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다. 양자의 차이는 '속도'의 차이라기보다는 '세계관'의 차이다.

경제통합의 경우, 이분법적 접근과 구조론적 접근이 존재한다. 이분법적 접근은 계획경제체제와 시장경제체제 중에서 오직 한 체제만이 채택될 때 통합은 안정적, 효과적이라고 본다. 경제체제의 이질성이 통합의 성공적 진행에 대한 근본적 장애물이라는 것이다. 이를 남북에 적용하면 약한 체제가 강한 체제에 흡수되어야 한다는, 즉 흡수통합론 및 급진적 통합론의 입장이 된다.

반면 구조론적 접근은 어떤 경제체제도 양립 가능하며, 다양한 경제체제가 혼합되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체제전환을 수반하는 경제통합의 결과, 혼합경제체제가 형성되더라도 체제구성 요소가 서로 안정적인 인과관계로 되어 있을 경우, 그 경제통합은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경제통합은 단계적·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요컨대 통합 전 경제체제의 이질성 여부에 의해 통합의 성패가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통합과정에서 호혜적인 단계적 결과가 산출된다면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남북에 적용하면 점진적 통합론의 입장이 된다.

이러한 사고를 다소 확장하면 양자의 근본적인 차이는 통일에 대한 철학의 차이로 설명 가능하다. 즉 북쪽이 통일의 '대상'이냐 '주체'냐 하는 문제이다. 북쪽을 통일의 대상으로 보느냐, 주체로 보느냐에 따라 바람직한 통일의 형태·방식에 대한 논의는 전혀 달라지게 마련이다. 지금까지의 통일 논의는 남쪽의 경제체제를 그대로 북쪽에 이식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있다. 따라서 남쪽 우월적 사고가 지배적이며, 남쪽의 일방적인 희망을 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통일의 최대 관건의 하나로 급부상한, 북쪽 주민들의 '마음'을 사는 문제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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