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길 기자 G세상 바로보기] 진정한 넥슨맨 최승우 대표

입력 2014. 2. 17. 09:03 수정 2014. 2. 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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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인데, 본사가 일본에 상장했어요. 공휴일은 어디를 따라야 할까요?" 지난 2012년 세밑 최승우 넥슨 대표는 도쿄 본사를 찾은 기자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그는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을 빼고는 공휴일이 따로 없다고 봐요"라며 손사래를 칩니다. 한해 앞서 2011년 말, 혼신의 힘을 다해 3년 이상 준비했던 도쿄 증시 상장을 이룬 뒤 최 대표는 "맨땅에 헤딩이라도 하고 싶었어요. 온라인 게임 자체가 낯선데다, 한국 기업이라고 하면 증시 관계자들이 만나주지도 않았죠"라고 회상하면서 숙원을 이뤄낸 감회를 갈음합니다.

최승우 대표는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회장과 대학(서울대) 동문인 친분으로, 1999년 넥슨과 첫 인연을 맺습니다. ㈜대우에서 무역 업무를 담당하던 그가 문외한인 게임 분야로 이동을 결심한 배경에는 전공부터 외교학인데다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에서 수학한 경험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게임 업종이 수출 산업으로서 가치가 남다르다는 선구안도 한몫 했습니다.

삶의 절반을 넘는 해외 경험과 대기업에서 습득한 조직력은 넥슨이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밑거름이 됐습니다. 최승우 대표가 넥슨에서 해외사업팀장으로 근무하던 2000년 초반을 함께 한 김진환 그라비티 본부장은 "경외(敬畏)할 만한 카리스마, 조직을 다잡고 게임 문화를 만드려는 의지는 따라할 자가 없었다"고 소회합니다. 일본에서 오랜 기간 지켜본 측근들 역시 엄격하되 정이 넘치는 최 대표의 스타일을 인정합니다. 최종구 위메이드 온라인 대표는 "힘들게 여겨졌던 기업 공개(IPO)를 무난히 이뤄낸 것은 최승우 대표가 일본 시장을 꿰뚫어보는 혜안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합니다.

최승우 대표는 일본 시장에 만연한 자국 이기주의를 실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완벽에 가까운 일본어를 구사하면서 현지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습니다. 관료주의가 팽배한 일본에서 각종 제도와 서비스 운영에 심혈을 기울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덕분에 넥슨은 일본 프로야구단 치바롯데와 후원협약을 맺게 됐고, "거금이 소요됐을 것"이라는 주변의 시선과는 달리 최소 비용으로 가시적인 홍보 효과를 거두는 기반을 얻었습니다. 넥슨이 일본 증시에 상장하기까지 롯데의 간접적인 후원이 효력을 발휘한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온라인 게임의 불모지인 일본 무대에서 '메이플스토리'를 흥행시키면서 부분유료화라는 사업 모델을 심었고, 일본온라인게임협회(JOGA)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게임팟과 게임온 등 여러 기업들이 발군의 성과를 거두도록 조력자를 자청했습니다. "가혹할 만큼 철저한 일본 증시에 상장했으니, 이젠 글로벌 기준에 맞춰야 해요. 그래야 넥슨에 기대하는 투자자와 일본 게임 업계에 당당해질 수 있습니다." 넥슨은 이처럼 최승우 대표를 필두로 임직원들이 세계적인 게임 기업이 되겠다는 다짐에서 출발해 전체 매출이 우리 돈으로 1조 6000억원을 넘긴 유력 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벚꽃이 흩날릴 오는 3월말 최 대표는 넥슨의 두 번째 도약을 약속하면서 야전사령관 자리를 양보합니다. 신임 대표로 내정된 오웬 마호니 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곁에서 보조하면서, 넥슨이 지닌 잠재력과 미래 청사진을 융합할 수 있는 명예 회장으로 명패를 바꿉니다. 주로 태평양 일대를 주름잡던 그간 행보를 넘어, 넥슨이 이제 5대양 6대주를 향해 질주할 수 있도록 더 큰 길을 터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저는 아주 행복합니다. 꿈이 실현됐습니다. 이제 여유를 갖고 회사에 더 기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서서히 찾아나갈 수 있게 됐습니다"며 또 다른 각오를 내비칩니다. 분명한 것은 넥슨의 오늘을 창조한 주역으로서 최승우 대표가 기억되고, 중심에는 여전히 그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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