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테크노 체어맨이 대세.. '이공계 르네상스' 열리다
이공계 박사급 전문지식에 현장경험 풍부한 테크노맨, 대기업 회장·부회장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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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 체어맨'들이 새해 한국 경제를 이끄는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 '테크노 체어맨'이란 이공계 박사급의 전문적인 지식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을 펼치는 대기업의 회장·부회장급 경영인을 의미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황창규 KT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임형규 SK 부회장 등 박사 학위 이상의 이공계 기술전문성을 갖춘 경영인이 잇따라 대기업의 신임 최고경영진으로 중용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서울대 이공계 학부를 거쳐 해외 명문대에서 이공계 박사학위를 획득한 후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길을 걷고 있는 게 공통점이다.
이처럼 한국의 재계를 대표하는 대기업에 전진 배치된 '테크노 체어맨'은 기술과 경영 능력이 융합된 경영 스타일을 앞세워 '이공계 르네상스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는 평가다.
테크노 체어맨의 대표주자는 황창규 KT 회장이다. 황 회장은 지난달 27일 제4기 민영 KT의 CEO로 공식 취임했다. 그는 반도체 분야에서 쌓은 글로벌 성공 노하우를 통신분야에 융합시켜 'KT를 1등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경영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벌써부터 특유의 혁신 마인드와 결단력으로 KT의 인사와 조직개편에 나서 호평을 받고 있다.
'메모리 신성장론(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 회장은 부산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지난 1985년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1985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책임연구원과 1987년 미국 인텔의 자문을 맡았다. 그후, 1989년 삼성 반도체에 입사한 뒤 16MD램 개발팀장을 비롯해 반도체연구소 이사,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삼성 퇴사 후인 지난 2010년에는 지식경제부의 연구개발(R & D)전략기획단 초대 단장을 맡아 국가 기술전략을 진두지휘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내정자도 철강분야 최고 기술 전문가로 꼽히는 경영인이다. 권 내정자는 지난달 16일 포스코 신임 CEO로 내정된 후 '혁신 포스코 1.0'이라는 이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포스코의 신성장 동력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서울 사대부고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캐나다 윈저대 금속공학과에서 석사학위를, 피츠버그대 금속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권 회장 내정자는 1986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 입사한 후 기술연구소 부소장, 기술연구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 포스코 기술부문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철강분야 독보적인 기술력과 현장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다.
지난달 22일 SK로 영입된 임형규 부회장의 경우 삼성종합기술원장을 지낸 기술전문가로 주목받고 있다. SK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성장 총괄직을 신설, 임형규 부회장을 정보통신 소그룹 부문을 관장하는 수장으로 선임해 글로벌 통신기업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학부와 KAIST 전자공학 석사를 마친 뒤 지난 1976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반도체 신화 달성에 기여했다. 그후 그는 1983년 미국 플로리다대에서 전자공학으로 박사학위를 획득한 뒤 2005년 삼성종합기술원장을 맡았다. 이어 2007년부터 2년간 삼성전자 신사업팀장으로서 삼성의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이상철 LG U+ 부회장도 ICT 분야를 대표하는 '테크노 체어맨'이다. 그는 산학연관을 모두 경험한 '팔방미인형 리더'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그는 지난 1971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학사를 거쳐 1976년 듀크대 전자공학 박사를 획득했다. 이어 1979년 미국 컴퓨터사이언시스 책임연구원을 거쳐 1982년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후 1991년 KT로 옮긴 후 2001년 KT 사장에 올랐다. 이어 2002년 정보통신부 장관과 2005년 광운대 총장을 거쳐 2010년부터 LG U+ 부회장을 맡아 '탈통신' 전략으로 이통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도 석유화학분야 최고의 기술과 리더십을 겸비한 이공계 출신 경영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1966년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후 1971년 아이오와대 통계학 학사와 2009년 아이오와대학 이학 박사 학위를 획득한 후 금호석화 최고경영자로 합성고무분야 세계 1위를 이끌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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