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오내' 백두부 작가 새해 은밀한 단독 인터뷰 "생활툰 그리지만 스릴러보다 짜릿한 일상 보내"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웹툰이 인기와 더불어 이른바 '생활툰'이란 장르가 각광을 받고 있다. '생활툰'은 작가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아기자기하게 담아낸 웹툰으로 기존 출판 만화에선 드문 장르다. 잠깐 시간을 내 인터넷으로 감상하는 웹툰의 특성상, 공감할 부분이 많은 생활툰은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는 장르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자신의 일상을 유쾌하게 웹툰으로 빚어낸 작가들은 독자들로부터 여느 스타 못지않은 대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하 '어오내')'을 연재하는 백두부 작가는 조금 특별하다. 생활툰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작가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는 매우 적다. 남다른 성격의 누나와 두부처럼 하얀 피부를 가진 20대 이상의 남성이란 사실, 그리고 누나에게 이 웹툰의 존재가 발각되는 순간 연재는 중단되고 작가는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 전부다. 의도치 않은 신비전략으로 매주 독자에게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작가와 은밀하게 만남을 가졌다. 접선은 보안상 전화로 이뤄졌다. 작가는 어머니의 심부름 때문에 대형마트로 향하던 중이었다.
작가는 "매일 가족에게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모습만 보여주다 보니 어머니의 소원은 내가 4대 보험에 적용되는 직장에 다니는 것일 정도"라며 "웹툰을 연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고 가족들 역시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작가의 웹툰 연재는 친구(지금도 작가의 연재 사실을 아는 유일한 친구)의 가벼운 제안으로 우연하게 이뤄졌다. 또한 작가가 웹툰으로 연재하고자 했던 장르는 놀랍게도 스릴러였다.
작가는 "처음에는 배우 송강호 주연의 영화를 만든다는 상상을 하며 스릴러를 그리려고 했는데, 짧은 시간에 실사체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부담됐다"며 "고민을 거듭하다가 실사체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그릴 수 있는 '생활툰'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포화상태라는 말을 들을 만큼 많은 작품들이 존재하는 '생활툰' 시장에서 '어오내'의 경쟁력은 캐릭터다. 시도 때도 없이 작가를 때리고 집안에서 사고를 치는 누나 '계을'은 웹툰 사상 전무후무한 좌충우돌 캐릭터다. 독자들은 매주 웹툰 속 '계을'의 활극에 열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발각돼 갑자기 연재가 중단되는 것 아닌가 노심초사하는 기이한 경험을 하고 있다. 물론 발각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 하며 정체가 드러나길 바라는 독자들도 은근히 많다.
작가는 "누나는 한 번 화를 내면 정말로 무서울 뿐만 아니라 웹툰 속 '폭력신'은 오히려 실제보다 순화된 모습"이라며 "예전에는 내 머리로 리모컨도 많이 던졌는데 요즘에는 함께 사는 강아지들이 다칠까봐 참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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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부 작가는 절대로 정체를 드러내면 안 되는 상황이어서 직접 그린 자신의 캐릭터로 사진을 대신했다. [사진제공=백두부 작가] |
웹툰 속에서 작가는 누나에게 일방적으로 맞으면서도 별다른 반항을 하지 않아 독자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작가는 "어려서부터 아버지께서 절대로 여자를 때리면 안 된다고 가르치신 데다, 누나는 손목을 힘줘 잡으면 멍이 들 정도로 여리여리하다"며 "웹툰 속 누나의 모습이 실제 모습이긴 하지만 바깥사람들이 보는 누나는 천상 여자이기 때문에, 자칫 혼삿길을 막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요즘에는 누나의 비중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고 고백했다
독자들의 가장 큰 궁금증은 과연 작가가 언제 누나에게 웹툰 연재 사실을 고백하느냐다. 작가는 "처음엔 웹툰 연재를 가볍게 생각했는데 '루비콘 강은 발을 담그는 순간 건넌 거지 반만 건너고 마는 법이 없습니다'라는 댓글을 보고 내가 정말 큰일을 벌여놓았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며 "누나에게 웹툰 연재 사실을 고백해야 하는데 자칫 누를 끼칠까봐 공개시기를 쉽게 정하지 못하겠다. '생활툰'을 그리지만 어찌 보면 일상이 스릴러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특히 누나가 훈(Hun) 작가의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팬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누나에게 고백하기도 전에 작가의 정체가 발각되는 것 아닌가 하는 독자들의 걱정도 많았다. 최근 '은밀하게 위대하게' 시즌2의 연재가 새롭게 이뤄지면서 이러한 걱정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작가는 발각될 일은 없다고 자신했다.
작가는 "사실 누나는 웹툰보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등장하는 배우 김수현을 좋아한다"며 "고정적으로 웹툰을 감상하지 않는데다 내가 늘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하는 일을 해왔기 때문에 의심하는 일은 없다. 그리고 누나는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 시즌2의 연재가 시작된 줄도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작가는 웹툰 속에서 누나에게 핍박을 당하면서도 늦은 밤 버스정류장에서 누나를 기다리는 등 따뜻한 모습을 자주 보여줘 많은 여성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작가는 "나는 사실 착한 캐릭터가 아닌데 많은 독자들이 내게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며 "피드백을 해줄 사람이 거의 없어 모든 독자의 댓글을 정독한다. 웹툰을 그리다보면 자연스럽게 본심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독자들이 주변 지인들보다 내 마음을 더 잘 알고 이해하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털어놓았다.
작가는 다음 달 중 '어오내'의 연재를 마칠 예정이다. 작가는 "시즌1을 마치는 것일 뿐 앞으로도 '어오내' 연재를 계속할 생각"이라며 "처음에 그리고자 했던 스릴러의 구상도 끝마친 상황인데, 그림체와 필명을 모두 바꿔 신분을 세탁한 뒤 연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쩌면 '어오내'의 연재가 계속되는 한 작가의 정체는 영영 밝혀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긴 전화 인터뷰를 마친 작가는 국물용 멸치와 우유를 구입하는 심부름을 마치기 위해 다시 대형마트로 향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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