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희생자 비하, 사람이라면 할 수 없어.."

입력 2014. 1. 27. 16:31 수정 2014. 1. 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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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피해자들, '홍어 택배' 엄벌 호소 "피해자가 타지 재판정 찾아다녀야 할 판" 관할 이전 문제점 지적

5·18 피해자들, '홍어 택배' 엄벌 호소

"피해자가 타지 재판정 찾아다녀야 할 판" 관할 이전 문제점 지적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5·18 때 총칼에 맞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에게 '홍어'니 '택배'니 하는 비하는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행위입니다."

일간 베스트 저장소(일베)에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관을 '택배'에 빗대어 비하한 사진과 글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된 일베 회원 양모(21)씨에 대한 공판이 열린 27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32호 법정.

5·18 희생자의 유족들은 이날 법원에서 발언을 통해 다시는 이 같은 비하와 유족의 상처가 반복되지 않도록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고인이 된 사진 속 어머니를 대신해 재판장을 찾은 김문희(46·여)씨는 "피고인의 변호인 측에서 유족에게 사과 전화를 한 적도 없고 전화로 끝날 일도 아니다. 잘못된 선례가 남지 않도록 엄벌해달라"고 요청했다.

5·18 부상자회 회원 임영수(56)씨는 "저런 사람들 때문에 어머니(유족)들이 두세 번씩 죽는 거다. 용서하고 싶지만 또 반복된다"며 울분을 토했다.

5·18 당시 도청을 사수하다 숨진 고(故) 문재학(당시 고1) 군의 어머니 김길자(74)씨 역시 "아직도 내 아들 시체를 보고 '일광욕한다'고 비하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전했다.

김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식 죽은 것도 억울한데 수십 년 동안 폭동 운운하더니 '홍어 택배' 막말까지 한다"며 ""30년 넘게 어디다 대고 말할 데도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나 그 변호인이 사과한 유족이 누구인지 다 확인해봤는데 아무도 없더라. 법에 종사하는 사람이 왜 거짓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이날 새벽 대구행 버스에 올랐던 김씨는 "법을 모르지만 어떻게 피해를 당한 사람이 재판하러 전국을 다녀야하는지…. 5·18 피해자들의 아픔은 여전히 외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측이 지난해 말 법원에 관할 이전 신청을 함에 따라 재판부는 명예훼손죄에서는 행위 실행 장소의 관할만 고려대상이라고 판단, 피해 발생지인 광주지법에서 피고인의 주거지인 대구지법으로 사건을 이송했다.

김문희씨는 "유족 대부분이 60∼70대로 연로하시고 생계가 걸린 분들은 이마저 포기하고 (법정에) 가야 한다"며 "사건 자체도 확실하게 잘잘못을 따져야겠지만 법이 피해자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근거도 더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reu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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