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에서 잊혀진 '용산참사' .. JTBC만 유일하게 보도
[캡처에세이] '고임금 논란' '수신료 인상'으로 KBS가 비난받는 이유
[미디어오늘 민동기 기자]
"5년 전 오늘(20일) 서울 용산의 한 건물에서 재개발을 반대하며 농성을 하던 세입자 5명과 이를 진압하던 경찰 특공대원 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용산참사로 불리고 있지요. 6명이 스러져간 현장은 고작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5년이 지났지만, 상처는 그대로입니다."
1월20일 JTBC가 < 뉴스9 > 에서 보도한 '용산참사 5주기 … 지금 그곳은' 리포트 가운데 일부다. 모두 6명의 희생자를 낸 '용산참사'는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다. 당시 경찰의 무리한 진압 때문에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지금까지 정부의 사과는 없었다. 당시 진압작전을 펼친 경찰 책임자들도 처벌되지 않았다.
오히려 법의 철퇴(?)를 받은 건 당시 현장에 있던 철거민 8명이었다. 당시 농성을 벌이다 희생된 세입자의 유족들은 5년이 지난 지금도 "용산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면서 명예회복과 책임자처벌,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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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20일 JTBC < 뉴스9 > 화면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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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으로 변모한 '용산참사' 현장 … 방송뉴스에선 JTBC만 유일하게 보도
"지금도 보시다시피 그 지역 일부는 주차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급박해서 경찰 특공대로 진압하고…"
이충연 전 철거대책위원장이 JTBC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농성중인 세입자를 진입하기 위해 경찰 특공대를 동원했다면 그만큼의 긴급한 상황이 있어야 한다. 그게 상식이다.
하지만 5년 전 경찰 특공대까지 동원해 진압한 '용산참사' 현장은 지금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인터넷과 SNS 등에서 "주차장 만들기 위해 사람까지 죽였는가" "경찰 특공대까지 투입하고, 6명의 희생자를 낼 만큼 무리하게 진압해 놓고 겨우 주차장이라니!"와 같은 비난이 쇄도하는 이유다. 당시 현장 진압과 수사를 지휘한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재숙/희생자 유가족 : 김석기를 김포공항 공사 사장으로 앉혀놨습니다. (수사 지휘를 했던) 정병두를 대법관에 임명한다고 합니다. 저희들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집니다.] (1월20일 JTBC < 뉴스9 > 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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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20일 JTBC < 뉴스9 > 화면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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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진상규명'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용산참사의 주요 원인이 됐던 '상가 권리금' 문제 또한 빠른 해결이 필요한 문제다. 5년 전 '참사'가 발생할 때부터 '상가 권리금' 부분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지금까지 해결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20일 JTBC < 뉴스9 > 가 돋보이는 건 '용삼참사 5주년'에 대한 리포트와 별도로 이 문제를 짚었다는 점이다.
"용산참사의 한 원인이었던 권리금 문제는 사태 발생 5년이 지났지만 제도적으로 달라진 게 없습니다 … (김철호 변호사) '권리금이 법적 권리가 아니거든요. 본인(집주인)이 받은 적 없는데 자기보고 권리금 반환하라 하면 저항이 셀 수밖에 없죠.' 권리금 회수가 어려울 경우 건물주에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도록 최근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게 현재로선 전부입니다. 이렇다보니 오늘도 권리금을 떼인 채 거리에 나앉는 세입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2014년 1월20일 JTBC < 뉴스9 > '여전히 보호 못받는 상가권리금' 가운데 인용)
하지만 '용산참사 5주년' 리포트는 KBS MBC SBS 메인뉴스에선 없다. 지난 18일 KBS < 뉴스9 > 에서 'KBS직원 고임금 논란이 사실무근'이라며 관련 리포트를 2개나 연이어 보도했던 공영방송 KBS는 5년이 지나고도 계속되고 있는 '용산참사'의 상처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일부 KBS기자는 'KBS 9시 경인뉴스' 단신으로 추모식을 보도했다고 언급했지만, 용산참사 5주년 추모식이 경인뉴스에 그것도 단신으로 처리될 만한 사안인지 반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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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20일 JTBC < 뉴스9 > 화면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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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를 용산참사라 부르지 못했던 KBS … 추모 리포트 자체가 무리?
사실 '용산참사 5주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용산참사' 진상규명 등에 있어 KBS MBC SBS는 거의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 특히 '공영방송' KBS는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해 1월 김시곤 KBS 보도국장은 보도국 부장단 회의에서 "'용산참사'라는 용어는 경찰 공권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데다 가치중립적이지 않기 때문에 '용산사건'으로 대신해 기사를 쓰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기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실제 KBS는 용산참사가 발생한 뒤 4년 동안 리포트에서 '용산참사'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으나 당시 김시곤 국장의 발언 이후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말 특별사면 관련 기사에서 '용산사건'으로 보도해 논란을 빚었다.
용산참사는 사안 자체만 보더라도 언론이 다뤄야 할 사안이지만 짚어야 할 다른 부분도 적지 않다. 당시 진압 책임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국민대통합을 강조한 박근혜 대통령은 왜 '용산참사 5주년'에 대해 침묵하는지 등등.
특히 당시 무리한 진입 책임의 핵심 당사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석기 씨는 지난해 10월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반성은 물론 최소한의 책임지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지는 이유다. 용산참사 유족들은 현재 공항공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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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20일 KBS < 뉴스9 > 화면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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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모든 의혹과 쟁점들은 지상파 뉴스에서 찾을 수가 없다. '뭔가 다른 양현석 군단, K팝 열풍의 힘'(SBS) '반세기 일반인 출입 금지…한강 밤섬 6배 넓어졌다'(MBC) '중견 가수의 힘, 꾸준함의 비결'(KBS) 등에 대해선 별도 리포트로 다루면서도 '용산참사 5주년 추모'와 관련해선 메인뉴스에서 단신 한 줄 내보내지 않는다.
'중견 가수의 힘'을 별도 리포트로 내보내면서 용산참사는 침묵 … KBS의 현주소
"이명박 정권의 국가폭력으로 고통 받은 유가족의 아픔을 치유해주지는 못할망정, 상처를 이렇게 들쑤셔야겠느냐. 이는 국민 기만이다. 아파하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은 우리의 정부도 아니고, 우리의 대통령도 아니다."
용산참사 유족들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아파하는 국민을 기만하는 게 과연 정부 뿐일까. 언론도 여기서 예외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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