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자리를 노리는 그것..'사람'이 아니다?

최은혜 기자 2014. 1. 1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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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기술의 진보가 현대 직업 빠르게 대체..정부 차원 대비해야"

[머니투데이 최은혜기자][이코노미스트, "기술의 진보가 현대 직업 빠르게 대체...정부 차원 대비해야"]

디지털 혁명을 비롯한 혁신이 전 세계 노동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며 역풍을 막으려면 교육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18일자)에서 근로자들이 혁신에 적응하는 속도보다 노동시장이 혼란에 빠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며 진보의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던 혁신이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앗아간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코노미스트는 기술의 진보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데도 아직 충분히 준비된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에서 혁신의 역풍은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 때부터 두드러졌다. 산업혁명은 방직공을 기계로 대체시켰고, 20세기 중산층을 지탱해줬던 중간 숙련공들도 디지털 혁명에 의해 사라졌다.

물론 기술의 진보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기술의 발전에 따른 혼란이 번영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믿는다. 혁신에 의해 일부 직업은 사라졌지만 대신 새롭고 더 나은 직업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사회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부유해진 사람들이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필요로 하게 되기 때문이다.

100년 전에는 미국인 3명 중 1명이 농장에서 일했지만 지금은 당시 농장 근로자의 2%도 안 되는 인구가 훨씬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한다. 농장을 떠난 수백만명의 노동자들은 실직 상태로 남은 것이 아니라 임금이 더 높은 일자리를 찾았다.

문제는 근로자들이 혁신에 적응하기 전에 혼란이 먼저 노동시장을 덮친다는 사실이다. 단기적으로는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사회적 혼란과 때로는 정치적 변화까지 일어난다.

산업혁명 초기에도 생산성 증가에 따른 이득은 자본가들에게 불균형하게 흘러갔다. 그런 다음에야 노동자들이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혁명에 따른 혜택은 압도적으로 자본가와 고숙련 노동자들에게 돌아갔다. 지난 30년 동안 노동자들이 가져간 '생산'의 몫은 전 세계적으로 64%에서 59%로 줄었다. 반면 미국의 상위 1%에게 돌아간 '소득'의 몫은 1970년대 9%에서 지금은 22%로 늘었다.

상당수 선진국이 높은 실업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술 발전에 따른 노동시장의 혼란이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무인 자동차에서 스마트 가전에 이르기까지 이미 선보인 혁신들은 이제껏 탄탄했던 직업도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는 이제 공공분야뿐 아니라 민간분야에서도 중산층 일자리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게 됐다. 프로세싱 능력의 기하급수적인 발전과 '빅 데이터'로 불리는 디지털 정보의 편재로 컴퓨터는 점차 복잡한 업무를 사람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산업용 로봇은 사람의 동작을 빠르게 배울 수 있고, 컴퓨터는 폐쇄회로 화면에서 정확하게 침입자를 감지해낸다. 어마어마한 양의 금융 정보나 생체 정보를 분석해 어떤 회계사나 의사보다도 정확하게 잘못된 부분을 짚어낼 수도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오늘날 직업의 47%가 향후 20년 내에 자동화로 인해 대체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혁명은 혁명 과정 자체도 변모시켰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서비스 제공 플랫폼, 애플의 앱스토어 같은 배포 채널, 페이스북 같은 마케팅 수단 등에 수혜를 입어 디지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러한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일자리는 턱없이 적다. 일례로 페이스북은 최근 사진 공유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을 인수하며 10억달러를 주고 3000만명의 고객을 건네받았다. 그러나 고용한 직원은 13명에 불과했다. 지금은 파산한 코닥이 전성기 시절 14만5000명의 직원을 고용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하나의 새로운 산업을 성장시키는 데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리지만 하나의 스타트업이 기존 산업을 무너뜨리는 것은 순식간이다. 세계적인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는 남는 방을 가진 주택 소유자들에게 소득을 안겨줬지만 동시에 저가 호텔 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로 '교육 시스템 정비'를 꼽았다. 산업혁명 당시 노동자들이 실업자로 전락하지 않았던 것도 이들을 위한 학교가 설립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현대에 필요한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학교도 변해야 한다고 했다. 기계적인 학습을 지양하고 비판적 사고를 지향해야 한다. 개방형온라인강좌(MOOCs)나 비디오게임을 이용한 학습 등 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의무교육'에 대한 정의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취학 전 아동에 대한 교육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초기에 배우는 인지능력과 사회적 기술은 미래의 잠재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성인도 생애 주기별로 1년씩 추가 학습을 받을 수 있도록 의무교육을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그래도 불평등과 경제적 격차는 앞으로도 존재할 게 분명하다. 임금이 낮아지고 전망이 불투명한 직업도 나타날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공적 자금을 투입해 임금 공백을 메워주는 것이라면서 단순히 최저임금을 높인다면 오히려 컴퓨터로의 대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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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은혜기자 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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