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때아닌 고용쇼크..'진퇴양난' 연준 고민 커질듯
"연준 정책 유지속 고민은 커져"..테이퍼링 우려 줄듯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깜짝 호조세를 이어오던 미국 고용지표가 지난해 12월에 쇼크 수준으로 악화됐다. 시장에서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정도였다.
실업률이 5년 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지만 구직활동 감소 등의 영향이 컸다. 오히려 10만명에도 못미쳐 거의 3년만에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인 취업자수 둔화가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가속화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한파 등 일시적 요인도 존재하는 만큼 연준이 당장 정책을 변경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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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자수 `쇼크`..실업률은 되레 큰폭 개선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중 비농업 취업자수가 전월대비 7만4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19만6000명이던 시장 전망치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으로, 앞선 11월의 24만1000명에 비해서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 2011년 1월 이후 2년 11개월만에 가장 저조한 숫자였다.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던 민간부문 취업자수는 8만7000명 증가하며 상향 조정된 11월의 22만6000명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고 19만5000명이던 시장 전망치에도 크게 못미쳤다.
그나마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비정규직을 늘린 서비스부문에서 9만명이 증가하긴 했지만, 제조업 취업자는 3000명 줄었고 건설부문도 취업자가 1만6000명이나 급감했다. 또한 정부부문에서도 취업자수가 1만3000명 감소해 앞선 11월의 1만5000명 증가에서 감소로 급선회했다.
이같은 취업자수 증가폭 둔화에도 불구하고 12월중 실업률은 6.7%를 기록하며 전월인 11월의 7.0%는 물론이고 7.0%로 정체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보다 모두 개선됐다. 특히 이같은 실업률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무려 5년 2개월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 한파 영향 큰듯..고용의 질(質)은 악화
이같은 예상치 못했던 고용지표 악화는 지난달부터 미국을 강타하고 있는 한파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월과 올 1월에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는 맹추위로 인해 소비자들의 쇼핑과 문화활동, 외식 등이 줄었고 여행 수요도 줄었다. 항공기와 철도 운행이 급감했고 외부에서 이뤄지는 건설활동도 극도로 위축됐다.
이는 지표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산업별 취업자수에서 서비스업과 제조업 고용이 11월보다 크게 줄었고 건설업과 운송부문에서도 일시적으로 취업자수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한 한파는 전반적인 구직활동 감소로도 이어져 취업자수 증가 둔화 속에서도 실업률만 크게 개선되는 듯한 일종의 착시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실제 12월중 노동시장 참가율은 62.8%를 기록해 앞선 11월의 63.0%보다 낮아졌다.
이런 점에서 고용지표 악화는 일시적 영향일 수 있지만, 지표의 질(質)도 동시에 악화됐다는 점은 부담이다.
지난 12월중 근로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0.1% 증가하며 앞선 11월 실적과 시장 전망치인 0.2% 증가보다 다소 악화됐다. 또 근로자들의 평균 근로시간은 34.4시간으로, 11월의 34.5시간보다 소폭 줄었다.
◇ 테이퍼링 우려 완화.."연준 고민 커질듯"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에 이미 테이퍼링을 시작한 연준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당장 정책상 변화는 없을 것이지만, 당초보다 테이퍼링이 빨라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러셀 프라이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취업자수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미국 경제 회복의 모멘텀이 실제보다 더 강할 것이라는 믿음이 다소 앞서간 것일 수도 있다"며 "경제와 노동시장은 개선되고 있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만큼 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애덤 사한 사한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헤드라인 지표가 분명히 실망스러웠다"며 "지난 몇개월간 경제가 일시적으로 반등한 것일 수 있고, 아니면 12월 고용지표가 일회성으로 악화된 것일 수 있는 만큼 다른 지표와 함께 좀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연준은 필요하다면 다시 양적완화 규모를 늘릴 수 있다고도 언급했던 만큼 앞으로 연준의 고민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웨인 카우프먼 록웰증권 시장 애널리스트는 "연준은 분명 진퇴양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계속 줄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빠르게 줄일 수도 없는 상황이며 앞으로 계획을 바꿀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점쳤다.
반면 존 커널리 LPL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도 "겨울철 한파 등 날씨 영향일 수 있다"며 "연준도 이를 날씨 요인에 의한 일시적 악화로 볼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연준이 기존 정책 방향을 당장 다시 바꿀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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