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SBS funE 김상배 국장 "초경쟁 시대, 키워드는 콘텐츠"
[SBS funEㅣ손재은 기자] SBS funE가 첫 발을 내딛었다. 2014년 갑오년의 시작과 함께 SBS E!가 SBS funE로 다시 태어났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앎)이라는 말처럼 SBS 미디어그룹의 예능 전문 채널로써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본부 김상배 제작국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해 '스타 뷰티쇼', '패션왕 코리아', '아임 슈퍼모델' 등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통해 정체성 확립에 성과를 이뤄낸 만큼 이제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말 한마디 한 마디에는 청마처럼 거침없는 질주를 기대케 했다.
김상배 제작국장은 1964년생으로 1991년 SBS 공채 1기 예능 PD로 입사했다. 1994년 '좋은친구들'을 시작으로 '기쁜 우리 토요일',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 '김혜수 플러스유', '웃으며삽시다', '초특급 일요일만세', '인기가요'등 연출했다. 이후 SBS제작본부 예능국 CP로서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정글의 법칙' 등을 기획하며 20년간 근무했다. 2011년부터는 SBS MTV와 SBS E! 채널사업실장을 거쳐 현 SBS 미디어넷 엔터테인먼트본부 제작국장을 재임 중이다.
# 다음은 김상배 제작국장과 나눈 이야기다.
Q. 지난 2013년 SBS E!를 자평해달라.
A. SBS E!는 작년 5년 차를 맞아 채널 정체성, 비전 등을 재정립 한 의미 있는 해였다.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사이클을 만든 해가 되지 않았나 싶다. 기획, 제작, 사업이 한 바퀴로 물려서 돌아가는 틀을 만든 해라고 생각한다.
Q. SBS E!에서 SBS funE로 채널명을 변경했다.
A. SBS E!는 지난 5년 미국의 E! Entertainment Television과 라이센스로 운영됐다. SBS funE는 말하자면 독립의 의미를 담고 있다. SBS funE의 fun은 즐겁다는 의미고 E는 Entertainment(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해 즐거운 엔터테인먼트다. 더불어 funE의 동음이의어 funny의 재미있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SBS 미디어그룹 예능 전문 채널로의 또 다른 탄생이 될 것이다.
Q. SBS funE 추구하는 색깔은 어떤 건가?
A. 우리 정체성을 이야기하면 스타일리시 엔터테인먼트 채널이다.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엔터테인먼트의 리더를 지향한다. '즐거움도 스타일이다'라는 슬로건 하에 엔터테인먼트,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할 것이다.
Q. 현재 방송계 상황을 평가해 달라.
A. 방송계는 초고속 초경쟁 상태 인 것 같다. 초포화라는 말은 없겠지만 바뀌어도 너무 빨리 바뀌고 경쟁이 치열한데 바뀌는 방향을 예상할 수 없다. 어느 방향으로 간다는 것만 알면 전략을 세우고 대응하기 쉬울 텐데 방향을 모르겠다는 것이 어렵다. 거기에서 시행착오도 있고, 전략도 바뀌고. 경쟁 갔다가 통합으로 갔다가…그런 상황인 것 같다. 지난해 케이블 시장의 이슈는 종편의 안정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한테는 타격이다. 올해에도 종편에 성장세는 계속 될 것이라 예측한다. 광고 시장 역시 케이블 시장은 정체 내지 마이너스 상황이라 예상된다. 경제적으로도 낙관적인 예측을 안 해서 우리 채널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보수적인 운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에 돌파구는 콘텐츠다. 지상파도 콘텐츠로 승부한다. 지상파 메리트가 없다고들 한다. 콘텐츠의 소중함이 높아져 더 집중해야 한다.
Q. 그렇다면 포화 상태인 방송계에서 SBS funE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A. 우리는 채널 사업자 이자 PP(방송 채널 사용 사업자)인데 SBS 미디어그룹 예능 전문 채널로써 자리매김 해 SBS funE만의 자체 제작물이 편성을 해야 한다. 스타일, 뷰티, 패션 등을 중심으로 해서 새롭게 태어나는 SBS funE의 정체성을 각인시켜야 하는 것이 차별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핫한 SBS 예능 프로그램도 집중 편성할 생각이다. 더불어 SBS 미디어그룹에서 음악전문채널 SBS MTV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획 프로그램도 생각해 두고 있다. 그런 면에서 콘서트와 아이돌을 활용한 프로그램 제작할 예정이다. SBS funE의 대표 프로그램을 가져야 하는 게 숙제다.
Q. 앞서 언급한 것처럼 SBS funE와 SBS MTV, 두 채널의 활용 방안이 궁금하다.
A. 공동 기획팀을 만들 것이다. 방송이 어느 채널에 나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두 채널 어디든 나갈 수 있다. 기획안을 만들고, 파일럿 프로그램으로써 평가 받게 될 것이다. 올해에는 기획을 강화할 예정이다. 필요한 부분에서는 지상파 결합해서 기획 폭을 넓힐 생각이다. 다양한 시도들을 할 수 있다. 부담감은 적지 않다. 오로지 프로그램 내용과 결과로 평가받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재작년, 작년은 경영자의 비중이 컸다. 하지만 올해 다시 또 옛날로 돌아가서 제작으로 평가 받는 상황이라 심적 부담이 있다.
Q. 케이블과 지상파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SBS와의 협업으로 인한 시너지가 발휘되고 있는 것 같다.
A. 2013년에 SBS와 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첫 회였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성과 있었다고 자평한다. 올해는 그 협업을 높이고 넓혀야 한다. 우리가 제작하고 SBS와 공동 편성하는…그런 구조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기획, 제작, 프로모션도 공동으로 해서 각자가 잘하는 것을 맡아 그룹 전체의 파이를 키워야 할 것이다. 그것이 내년에 해야 하는 미션 중 하나다.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면 올해에 못할 것도 없다.
Q. 시행착오라고 하면 무엇이 있었나?
A. 우리가 제작해서 SBS에 편성을 했다. 프로그램 평가에 대한 시각이 달라서 그것을 조율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 틀이 없어서… 이제는 예를 만들어 놓아서 불필요한 시각을 없앨 수 있다. 각자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기본 틀은 됐다 본다. 거기에서 변화되고 발전되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케이스를 적용해서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Q. SBS funE와 더불어 SBS MTV까지 엔터테인먼트 본부 수장으로서 개성 강한 구성원들과 함께 하고 있다. 리더로서 가져야 할 덕목이라면?
A. 요즘에는 공감하지 않으면 안 움직이는 것 같다. 요즘에는 납득을 해야 움직이는 것 같다.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리더십인 듯하다. 스킨십 중요하고 무엇보다 객관적 지식, 업무 지식 필요하다. 공부를 해야 한다. 표현도 그렇고 일상도 그렇고, 인간적 스킨십이 중요하다.
Q. SBS funE의 올해 신규 프로그램에 대해 귀띔을 해 달라.
A. 기존 제작했던 '스타 뷰티쇼'는 시즌 4, 5를 진행하고 '패션왕 코리아'는 시즌2를 할 것이다. 그동안 해온 '슈퍼모델선발대회'나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은 계속 할 것이다. 우리는 사업적인 구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서 프로그램으로써 의미가 있지만 사업으로 연결되는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
Q. 이 중 SBS funE 주력 프로그램은 어떤 건지 궁금하다.
A. 내년에 뭐라도 중요하지 않을 수 없지만 '패션왕 코리아' 시즌2다. 시즌1에서 시행착오 겪으며 훈련도 됐고 가능성을 봤다. 많이 배웠고 그런 틀 바탕에서 시즌2 하면 프로그램도 그렇고, 사업적도 그렇고 채널 정체성에 맞아서 SBS funE를 지탱하지 않을까 싶다. 올해에 꼭 해야 할 미션이다.
Q. 올해 목표는?
A.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올 한해는 길게 보고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SBS funE 친숙하게 찾게 하는 것이 목표다. SBS E!보다 한 단계 나아졌다, 재미있어졌다, 친숙해졌다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손재은 기자 jaen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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