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시장, 매매 위축·전세난 가중..분양은 지역별 양극화 뚜렷

김참 기자 2013. 12. 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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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동산 시장은 '매매시장 위축, 전세 대란'으로 요약된다. 전세값이 70주 연속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서민의 전세난이 극심해졌으며, 매매시장도 집값 상승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거래 위축 현상이 쉽사리 풀릴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자 박근혜 정부도 4·1대책과 8·28전월세 대책 등 부동산 정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반짝 거래만 있었을 뿐 효과는 '찻잔 속 미풍'에 그쳤다.

다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아파트의 청약률이 오랜만에 두자릿수로 높아지고 한동안 사라졌던 '떳다방'까지 등장하는 등 지난해보다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올해 아파트 가격 0.5% 상승…전세값은 급등세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올 한해(1~11월) 전국 아파트 매매값은 0.5%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부동산 기대심리를 좌우하는 수도권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은 올 한 해 동안 0.97%가 하락했다. 이중 서울은 1.25% 떨어졌고, 경기도는 0.93%, 인천은 0.4%가 하락했다.

다만 송파(2.12%), 동작(1.47%), 관악구(1.42%) 등 세 곳은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송파구의 경우 재건축 사업 진행과 위례신도시, 문정법조타운, 제2롯데월드 등 굵직한 개발 사업도 탄력을 받으면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관악구의 경우 서남부 개발 호재가 겹치면서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같은 기간 6.04%가 올랐다. 지난해 1.90% 오른 것에 비하면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통상 비수기인 7~8월에도 꾸준히 전셋값이 오르면서 상승세를 더 부추겼다. 전셋값은 지방보다 수도권이 더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같은 기간 7.50%가 오른 가운데 서울은 8.25%, 경기와 인천은 각각 6.95%, 7.76% 올랐다.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성동구로 올 한 해 동안 무려 13.16% 올랐다. 이어 영등포구 12.64%, 중구 11.44%, 금천구 11.18%, 송파구 10.29% 올랐다.

지방의 아파트 전셋값은 4.60% 올랐고, 5대 광역시는 5.11% 올랐다. 지방에서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세종시로 무려 17.72% 올랐다. 세종시는 매매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 세종시 이주 공무원들이 전세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 신규 분양시장 양극화 뚜렷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은 8·28대책으로 입지 좋은 곳을 중심으로 잇따라 높은 경쟁률을 보이면서 공급물량이 늘었다. 올해 전국의 분양 아파트 물량(임대 포함)은 28만1268가구(12월20일 기준)로 지난해 26만3322가구보다 6.8% 증가했다.

위례, 동탄2신도시, 서울 재건축·재개발이 늘면서 수도권 공급물량이 증가했다. 수도권은 올 한 해 12만4503가구로 지난해보다 36.8% 늘었다. 충남의 신규 공급물량은 지난해보다 206% 늘어난 2만2126가구로 나타나 시도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이 보였다. 이어 대구는 같은 기간 114% 증가한 2만1177가구, 서울은 92% 증가한 4만504가구가 공급됐다.

분양시장에서 지역별 희비는 더욱 뚜렷해졌다. 수도권에서는 판교와 위례신도시, 강남 재건축 중심으로 경쟁률이 높았다. 지방에서는 그동안 신규 공급이 적었던 대구와 울산 중심으로 청약자들이 몰렸다. 그러나 경기남부와 충청 등 일부 지역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었다.

일례로 지난 10월 대우건설이 분양한 '위례그린파크 푸르지오'는 3.8대1, '위례센트럴 푸르지오'는 평균 3.1대1 경쟁률을 각각 기록하며 분양을 마쳤다. 포스코건설이 지난주 분양한 '송파 와이즈 더샵'\'도 16대1로 청약접수를 마감했다.

반면 경기 안성에 분양된 '안성 롯데캐슬'은 1·2순위 청약에서 2306가구 일반분양 모집에 229명만 청약했다. 바로 옆에서 분양한 '평택 용이 금호어울림'은 3순위까지 청약 받았지만, 일반분양 물량(2178가구)에 974명이 지원해 평균 청약경쟁률은 0.45대1에 머물렀다. 동탄2신도시의 '동탄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2.0' 역시 저조한 경쟁률로 마감했다.

◆ '미풍'에 그친 새정부의 부동산 대책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기대한 만큼 '훈풍'을 일으키지 못했다. 정부는 4·1대책에 따른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과 6월까지 적용된 취득세 감면, 전월세 안정화와 매매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8·28대책, 공유형모기지 확대가 포함된 12·3후속조치 등 4차례 크고 작은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와중에 취득세 영구 인하와 한시적인 양도세 면제는 일부 악성 매물과 미분양을 처리하는 효과밖에 거두지 못했다. 또 '목돈 안드는 전세' 등 정부의 전세 안정화 대책들이 집주인과 임차인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전세난도 잡지 못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입주물량이 늘었지만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아 전세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며 "내년에는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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