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칼럼니스트 박준우 "획일적인 한국 식문화 눈에 들어와"

이혜인 기자 2013. 12. 2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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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를 입에 넣은 박준우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아, 이거 도저히 못 먹겠는데? 죄송합니다"라고 하면서 그가 입에 있던 것을 휴지에 뱉는다. 다른 돈가스를 먹어본 박준우의 얼굴이 조금 펴진다. "어, 이건 돈가스인데 닭고기 시즈닝을 썼는지 닭고기 맛이 나네요. 카레향도 좀 나고."

올리브 채널의 요리 서바이벌 <마스터셰프코리아>(이하 마셰코) 시즌1의 준우승자 박준우(31)는 '섬세한 미각'의 소유자다. 최근 출연하고 있는 <마트를 헤매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에서는 냉동피자, 돈가스 같은 레토르트(반조리) 식품을 먹고 평을 한다. 매운 맛의 차이, 고기의 수분 포함 정도를 예민하게 짚어내며 혹평도 단호하게 한다..

최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푸드 칼럼니스트이자 마셰코 준우승자 출신인 박준우를 만났다. 박준우를 만나 섬세한 미각을 가지게 된 배경과 식문화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박준우는 "남들보다 맛을 민감하게 느낄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랐다"고 말한다. "어머니, 외할머니, 증조할머니 전부 집안 여성들이 요리사가 아닌 데도 요리를 어마어마하게 잘했다"고 말한다. 조리사 자격증이 없는 어머니는 세계 각국의 요리를 다 잘했다. 한국식, 일본식, 중국식, 서양식 요리를 집에서 흔하게 먹을 수 있었다. 일본식 식사를 준비하는 날에는 일본식 김초밥이 나왔다. 일본식 간장, 일본식 매실장아찌 등 구색도 전부 갖췄다. 유년기를 증조부모까지 4대가 함께 집에 살았다. 다른 집이 4~5가지 반찬이 나올 때 10~15가지 반찬을 먹으며 자랐다.

<마셰코> 출연 전에 그는 벨기에에서 10년 동안 살았다.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고등학교 3학년 때 벨기에에 갔다. 10년 만에 돌아온 한국만의 특이한 식문화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매운 맛'과 '고구마'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한다. "어떤 요리든 매운 맛으로 포인트를 줄 수 있지만 한국 식당에서는 다양한 재료 대신 캡사이신 만으로 매운 맛을 낸다"고 말한다. 이어 "그런데도 사람들은 너무 맛있다고 하니 신기하다"고 말한다.

다소 획일적인 식문화도 눈에 들어온다. 하나의 재료가 유행하면 음식에 그 재료를 다 넣는다. 박준우는 "고구마 피자, 고구마 돈가스 같은 식으로 쓸데없이 모든 음식에 고구마를 넣더라"라고 했다. 그는 "파리, 벨기에 등 여러 나라를 돌아다녀봤지만 한국처럼 프랜차이즈가 많은 나라는 처음 봤다"며 "빵집, 김밥전문점, 카페 등 모든 업종이 다 프랜차이즈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음식을 만드는 데 자신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음식을 비즈니스로 생각하는 경향이 다른 나라보다 강해서 프랜차이즈가 성행하는 것이라고 봤다.

요즘 그는 미식잡지에서 객원 에디터로 일하며 와인과 한국 식문화에 대한 글을 쓰며 지내고 있다. 음식에 대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책을 내기 위해서도 준비 중이다. 박준우는 "처음에 요리를 배운 것도 '요리글'을 잘 쓰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라며 "앞으로 음식평론 등 다양한 요리글을 쓰는 푸드 칼럼니스트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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