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천재' 튜링 사후 59년만에 사면

입력 2013. 12. 24. 09:47 수정 2013. 12. 2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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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류창석 기자 = 영국에서 동성애자라는 굴레를 쓰고 1954년 스스로 삶을 마감한 '컴퓨터 시조' 앨런 튜링에 대한 사면이 사후 59년 만에 이뤄졌다.

인디덴던트와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은 튜링이 지난 23일자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특별사면권에 따라 공식 사면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튜링에 대한 사면조치는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등 과학자를 비롯한 수만명의 청원에 따른 것으로 영국 정부가 올해 사면조치에 대한 반대를 접고 여왕의 사면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크리스 그레일링 법무장관은 튜링이 "그의 전쟁에 대한 지대한 공헌과 과학 유산은 기억되고 인정받을만하다"면서 "그의 후반 인생은 동성애에 대한 유죄판결로 빛을 잃었다"고 말했다.

튜링은 2차대전 중 독일군의 암호체계 '에니그마'를 해독해 연합군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41세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천재다.

1936년에 '보편적 기계'의 개념을 창안해 컴퓨터와 인공지능(AI)의 창시자로 불린다. 2차대전 기간에 '콜로서스'(Colossus)라는 기계식 암호 해독기를 만들어 연합군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전후 사회는 동성애자였던 튜링에겐 지옥이나 마찬가지였다. 튜링과 복잡한 관계에 있던 한 남자가 공범과 함께 그의 집을 털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집을 샅샅이 수색하면서 튜링의 동성애 행동까지 조사하게 된 것이다.

당시 영국에서 동성애 행위는 범죄로 취급됐기 때문에 튜링은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과 화학적 거세 중 하나를 택해야만 했다.

연구를 계속해야만 했던 튜링은 호르몬 주사를 통한 거세를 택했지만 그는 결국 비밀 정보 취급 자격이 취소돼 정부기관 근무가 금지됐다.

그는 관련 법 개정을 요구했지만 동성애 금지법이 폐지된 것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5년이 지난 1967년이나 돼서였다.

유죄판결을 받은 지 2년 지나 튜링은 자신의 연구실에서 청산가리를 주사한 사과를 베어 물고 자살했다.

kerber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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