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도 우리처럼 말할 수 있었던듯

입력 2013. 12. 21. 10:16 수정 2013. 12. 2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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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임 기자 = 네안데르탈인의 설골(舌骨)이 현생인류의 설골과 구조 및 기능 면에서 거의 똑같은 것으로 밝혀져 이들도 우리처럼 복잡한 언어 구사 능력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BBC 뉴스가 20일(현지시간)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지난 1989년 이스라엘 케바라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설골 화석은 현생인류의 설골과 같은 말발굽 모양이어서 당시 학자들 사이에 이들도 우리와 같은 언어 능력을 구사했을 것이라는 강한 추측을 불러 일으켰다.

호주 뉴잉글랜드 대학의 스티븐 로 교수를 비롯한 국제 연구진은 여기서 더 나아가 3D X-선 이미징 및 역학 모델링 기법을 이용해 이 '케바라 2 설골'이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컴퓨터로 분석한 결과 '케바라 2' 설골 역시 현생인류와 매우 비슷한 방식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학술지 플러스 원(PLoS ONE)에 발표했다.

설골은 혀의 뿌리를 지탱하는 뼈로, 말하기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다른 영장류의 경우 설골이 사람처럼 발성할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지 않다.

연구진은 컴퓨터 모델로 '케바라 2' 설골이 주변의 다른 뼈와 어떤 연계 작용을 하는지 추적해 이것이 모양만 같은 것이 아니라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사용됐음을 밝혀냈다.

이들은 이는 네안데르탈인뿐 아니라 현생인류에 관한 기존 지식도 바꿔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특징을 말하기와 언어 구사에서 찾는 학자들도 많지만 네안데르탈인이 언어를 사용했다면 이들 역시 인간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복잡한 언어 사용 능력이 약 10만년 전 이후에 비로소 진화했을 것이며 현생인류가 유일하게 이런 능력을 가졌을 것이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다.

그러다 1989년 케바라 동굴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설골이 발견되면서 종전의 믿음에 변화가 일어났고 최근엔 이보다 훨씬 오래된 설골 화석들까지 발견됐다.

스페인에서 새로 발견된 설골들은 50만년이 넘는 것으로 현생인류 및 네안데르탈인과 모두 유연관계가 있는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의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관한 모델 연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나중에 발견된 설골들 역시 현생인류 및 네안데르탈인의 것과 매우 비슷할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말하기의 기원이 더욱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보다 다부지고 땅딸막한 체격을 갖고 있었으며 턱이 발달하지 않았고 뒤로 경사진 이마를 갖고 있었다.

이들은 현생인류의 직계 조상은 아니지만 DNA 분석 결과 현대 유라시아인의 게놈 중 1~4%가 이들로부터 온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네안데르탈인의 말하기 능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는 않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이 방면의 권위있는 학자들은 언어 능력이 최소한 우리와 네안데르탈인의 마지막 공동조상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이라는 추측을 뒷받침하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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