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치 못했던' 2013 연예계 10대 뉴스







올 한해 연예부 기자들은 어느 때 보다 법원과 경찰서를 많이 찾았다. 성범죄 마약 도박 등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유독 많았기 때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3 연예계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고영욱 박시후… 성추문 공방
방송인 고영욱과 배우 박시후로 촉발된 성 추문은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고영욱은 지난해 미성년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지지부진하던 경찰 수사는 올해 1월 추가 피해자가 나타나며 급 물살을 탔다. 피해자들이 미성년자란 사실은 대중에 충격을 줬고, 고영욱은 구속됐다. 연예인 최초로 전자 발찌를 부착할지는 26일 대법원 선고에서 결정된다.
성 추문은 그 자체로 연예인으로서 직격탄이다. "박시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A씨와 박시후는 한동안 폭로 전을 펼쳤으나, A씨가 고소를 취하하며 사건은 약 3개월 만에 유야무야 마무리됐다. 시시비비를 떠나 박시후의 이미지는 곤두박질해버렸다.최근에는 경찰이 여성 연예인들이 조직적인 성매매에 참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혀 사회적 파장을 예상된다.
인상적인 말말말-"서로 마음을 나눴다" (박시후가 A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며)
▲프로포폴 광풍, 그들은 왜?
배우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는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8개월에 걸친 공판을 받았다. 세 사람은 프로포폴 투약 사실은 인정하되 치료와 미용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지만, 이미지 타격은 물론 KBS MBC로부터 출연정지 명령을 받았다.
이들 외에도 다수의 연예인들이 상습 투약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공판에선 실명이 언급됐다. 다만 프로포폴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2011년 2월 이전에 투약한 것으로 드러나 기소 대상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프로포폴은 짧은 시간 동안 진정 및 숙면 효과가 있는 수면 유도제다.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연예인들이 이를 자주 찾았다. 화려해 보이는 연예계 이면에 감춰진 불안이 단적으로 드러난 예이다.
인상적인 말말말- "대중들은 여자 연예인에 대해 화려한 겉모습이란 결과만 요구하지만 사실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운동을 비롯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한다." (장미인애 소송대리인이 첫 공판에서)
▲일탈이 낳은 불법도박
이른바 '맞대기' 도박과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수억 원대 도박을 한 혐의로 개그맨 이수근과 가수 토니안 탁재훈이 지난 달 공판을 받았다. 이날 검찰은 이들에게 징역과 집행유예를 구형했다. 비교적 적은 액수인 수천만원대를 도박에 쓴 가수 앤디, 방송인 붐, 개그맨 양세형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벌금형에 약식 기소됐다. 개그맨 김용만은 같은 혐의로 지난 6월 재판부로부터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지상파와 케이블채널 종편을 오가며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방송인이란 점이다. 이들은 불법도박 혐의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제히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다. 방송가는 후임 찾기에 급히 나섰고, 다른 연예인들이 빈 자리를 채우며 새 판을 만들었다.
인상적인 말말말- "이수근은 불행한 가정사에도 개그맨으로서 항상 웃어야 하는 스트레스가 있었다." (이수근 소송대리인이 첫 공판에서)
▲연예병사 논란과 폐지
연예병사는 올해 뜨거운 감자 중 하나였다. 새해 첫 날 가수 비(정지훈)가 복장 위반 논란으로 불씨를 지폈고, 지난 6월 가수 세븐과 상추가 불법 안마시술소 출입 의혹으로 대대적인 물의를 일으켰다. 국방부는 이후 연예병사와 홍보지원대 제도 운용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나섰고, 결국 지난 7월 연예병사 제도는 시행 16년 만에 폐지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골치덩어리 취급을 받고 잇다. 연예인 불법도박 사건이 연예병사 복무 시절 이뤄졌다는 것이 뒤늦게 알려져 연예병사의 문제점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달 28일에는 한 시민이 "비가 연예병사 복무 당시 잦은 휴가와 복무규정 위반 등으로 군 형법을 위반했다"며 비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인상적인 말말말-"순수하게 마사지를 받을 목적이었다" (세븐과 상추의 안마시술소 출입에 대한 국방부의 공식입장)
▲영화관객 2억명 돌파
한국영화 시장은 올해 화려한 꽃을 피웠다. 지난 10월 한국영화 관객 1억명을 돌파했다. 지난해보다 약 한달 반 가량 빠른 속도다. 외화를 합친 관객은 2억명을 넘어섰다. 국민 1명당 연 4~5회 극장을 찾은 셈이다.
이는 한두 편의 성공이 아니기에 더욱 뜻 깊다. 1,000만 영화 1편을 포함해 500만 관객을 넘긴 영화가 무려 8편이다. '7번방의 선물'(1280만명ㆍ이하 영진위 기준) '설국열차'(934만명) '관상'(913만명) '베를린'(716만명) '은밀하게 위대하게'(695만명) '숨바읒?(560만명) '더 테러 라이브'(557만명) '감시자들'(550만명) 등이 그러하다. 아울러 액션 스릴러 드라마 사극 등 다양한 장르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고, 디지털 리마스터링 재개봉이 줄이어 극장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토르2'와 '호빗2'로 불거진 외화 수입사와 극장의 부율 문제, 남자배우 중심의 작품 등은 아쉬운 점이다.
인상적인 말말말- "한국 영화시장이 크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을 방문한 이유다."(한국을 처음 찾은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이)
▲해외 간 기성감독, 빈자리 채운 신인감독
올해는 세계로 나간 스타 감독들이 성과를 인정 받았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기용된 김지운ㆍ박찬욱 감독은 각각 '라스트 스탠드'와 '스토커'를 내놓았다. 괄목할 만한 흥행은 이루지 못했으나 할리우드 연착륙에 성공했다. 중국에선 감독 허진호 오기환 안병기 등이 좋은 성적을 보여줬다.
기성감독들이 세계를 무대로 호흡을 고르는 동안 신인감독들이 그들의 자리를 채웠다. '내가 살인범이다'(270만명)의 정병길 감독, '연애의 온도'(180만명)의 노덕 감독, '숨바꼭질'의 허정 감독,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이들이다. 문병곤 감독은 칸국제영화제에서 '세이프'로 단편 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눈길을 끌었다.
인상적인 말말말- "히치콕 감독의 놀랍고 기이한 스릴러와 동화적 요소, 현대적인 감각의 뒤틀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담아냈다." (영화지 버라이어티가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에 대해)
▲케이블채널-종편의 도약
참신한 소재와 새 얼굴 발굴에 전력을 다한 케이블채널 tvN과 일부 종합편성채널 JTBC가 올해 도약할 수 있었던 이유다. 두 채널은 우수한 인력 영입과 지속적인 프로그램 자체 제작으로 경쟁력을 키웠고, 일부 프로그램에 한해 지상파와 대등한 시청률 싸움을 펼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다.
tvN은 올해 '응답하라' 시리즈와 '꽃보다' 시리즈의 성공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시청률과 화제성 완성도를 고루 만족시키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두 프로그램을 이끈 이우정 작가는 '2013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JTBC는 보도 드라마 예능의 3박자를 이뤘다. 젊은 층의 호응을 받고 있는 예능프로그램 '마녀사냥'과 손석희 사장이 주축이 된 과감한 뉴스 보도는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편견을 보기 좋게 깨버렸다.
인상적인 말말말-"막장 드라마 보다 수천 배 좋은 '응답하라1994'." (배우 김수로가 SNS에)
▲관찰 예능의 유행
관찰의 시대가 도래했다. MBC '일밤'의 부활을 이끈 것은 10세 이하 어린이들이었다. '일밤-아빠!어디가?'로 시작된 관찰 예능은 유행이 됐다. 같은 채널 '일밤-진짜 사나이' '나 혼자 산다'가 각각 군대와 1인가구를 소재로 외연을 확장했다.
프로그램 포맷은 중국에 수출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BS는 '일밤-아빠!어디가?'와 상당히 유사한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를 같은 시간대에 신설하는,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동을 보여주기도 했다.
관찰 예능의 특징은 자연스러움이다. 강한 멘트가 중심이 된 '독한 예능'과 종종 감동을 강요하는 '힐링 예능'과는 다르다. 가공되지 않은 리얼함을 찾는 시청자들의 바람을 읽을 수 있다.
인상적인 말말말- "윤후가 어른들을 먹여 살리는 아이다."(MBC '일밤-아빠!어디가?'에 출연 중인 가수 윤민수가 같은 채널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하자 DJ 윤종신이 던진 너스레)
▲가요계 표절시비
표절시비는 올해도 논란의 대상이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2013 자유로 가요제'에서 공개된 프로젝트 팀 거머리(프라이머리+박명수)의 곡 '아이 갓 씨(I Got C)'는 네덜란드 가수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와 비교됐다. 로이킴 아이유 크레용팝 역시 표절 의혹을 받으며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법적으론 원 저작권자인 피해자가 표절로 의심되는 곡을 만든 이를 고소해야만 처벌이 가능하다. 표절을 가려내는 일 역시 쉽지 않다. 관련된 모두에게 상처를 남긴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일각에선 대중과 전문가의 괴리를 꼽는다. 동일한 장르 내에선 유사한 리듬과 멜로디 화성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를 좀 더 세련되게, 감각적으로 바꾸더라도 일반 대중이 듣기에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인상적인 말말말- "'장르의 유사성'이 표절논란의 만능 방패인가"(종합편성채널 JTBC '썰전'에서 방송인 김구라가)
▲한류시장 지각변동
한류 시장이 달라졌다. 중국 시장이 주목 받고 있다. 일본은 그 동안 한류스타의 필수코스로 꼽혔지만 이제 중국으로 곧장 진출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이유는 시장의 폭발력이다. 그룹 엑소의 1집은 현재 100만장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단일 앨범의 100만장 돌파는 2001년 김건모의 7집과 지오디의 4집 이후 1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위축된 음반 시장을 뜨겁게 만든 이들은 중국어권 팬들이다. 중국인 멤버 4명을 포함하고 있는 엑소는 기획 단계부터 철저히 중국어권 시장을 겨냥했다.아예 중국으로 간 감독들도 있다. 안병기 감독은 중국 공포영화 '필선2'로 역대 중국 공포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다. 오기환 감독은 중국 멜로영화 '이별계약'으로 상당한 성과를 냈다.
인상적인 말말말-"만리장성 공략이 '할리우드 성공'의 지름길"(오기환 감독이 스포츠한국과 나눈 인터뷰 중에)
김윤지기자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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