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저출산 사회, 청년들의 연애를 허하라

조주은 | 국회 입법조사관 2013. 12. 1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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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극복과 관련하여 육아휴직 현황과 해외사례, 입법적 개선방안' '전국 지자체의 출산장려금 현황과 개선방안' '저출산 극복을 위한 일·가정 양립지원과 관련하여 직장보육시설의 개선방안'… 등등. 내가 직장생활을 시작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여야 국회의원실에서 저출산 대응정책에 관한 입법조사 요구가 쇄도했다.

지금은 업무가 조정되어 내가 저출산정책을 담당하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당시에는 "저출산으로 나도 올해 먹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입법부에서는 저출산정책에 관심이 많았다. 그럴 법도 한 것이 2000년 이후 여성 한 명당 출산 아동 수가 1.3명을 밑돌다가 2005년도에는 우리나라에서 출산율 관련 통계를 낸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1.07명을 기록했다.

이후 정부는 2005년에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고, 2006년에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06~2010)을 수립했다. 아마도 2009년도와 2010년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저출산 대응책에 대한 평가시기와 맞물려서 입법부에서는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했으리라.

당시 지자체에서는 다자녀 가정에 대한 소위 '출산 장려금'을 경쟁적으로 도입했고, 일부 대학에서는 입시 전형 중 다자녀 전형을 도입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정책의 효과는 어떠했을까? 2010년도 전까지는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2010년 이후 약간 증가해 2012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1.3명이다. 매년 보육비 지원을 위한 예산까지 포함해 저출산 극복에 10조 원에 가까운 예산이 편성되었음을 상기하면 정책의 효과를 논하기에는 여전히 이르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저출산 대응정책에 대한 평가는 저출산 원인·진단의 오류에서부터 논해야 할 것이다. 저출산의 원인이 "기혼여성들이 아이를 많이 출산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진단은 여러 국책연구기관의 등의 지적에 힘입어 바로 잡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출산율이 낮은 주요 원인은 미혼집단에서 기인한다. 혼인연령이 늦어지고 혼인을 거부하는 인구의 증가가 합계출산율을 낮추는 주요한 원인인 것이다.

그렇다면 저출산 대응정책이 혼인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이동해야 할 듯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정책 중 결혼지원정책은 '신혼부부 대상 주택자금 지원정책'과 '미임대 국민임대주택 우선 지원정책'이 유일하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이미 혼인을 결심했거나 혼인해 가족을 이룬 부부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의 효과로도 한계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저출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혼인을 거부하는 미혼집단의 등장'은 혼인지원정책으로는 일정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사실상 혼인하고 싶고, 자녀를 낳고 싶은 부부들은 어떻게든 혼인제도로 진입하게 된다. 그보다도 더 눈에 띄는 현상은 청년들이 알콩달콩하고 달달한 연애를 해야 같이 살아갈 계획도 세우고 할 터인데, 청년들의 연애 포기를 눈여겨봐야 한다.

여성들의 학력 증진에 힘입어 사회적 의식은 점점 높아가고 남성들은 생계부양자로서의 가부장적 희망에 좌절하며 남성성의 손상을 경험한다. 여성들은 남성들과 만나는 것이 그다지 재미없게 느껴지기 시작하고, 남성들도 사회문화적 변화를 경험하며 혼란스럽다.

청년실업 시대에 극소수 청년들은 각종 고시, 대기업 취직에 성공하여 승자로서의 삶을 경험하지만 애인을 소개받거나 만나는 것에는 계산기를 두들기며 손익을 따지게 된다. 청년백수들은 더욱 움츠러들며 "연애는 무슨 연애" 하며 맘 편한 친구들 만나 하소연하기 바쁘다. 소위 '불금'(불타는 금요일)에 각종 음식점에는 술마시며 서로를 위로하는 여성모임, 꿀꿀해 보이는 남성모임과 정보통신기술에 힘입어 구성된 동창회모임에서 만난 촉촉한 눈빛의 중년남녀뿐이다. 육아휴직과 직장보육시설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의 연애를 가능하도록 문화·교육정책과 결합한 복합정책이 진정한 저출산정책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 조주은 | 국회 입법조사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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