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안녕들 하십니까" 자보 찢었다는 일베 인증글 논란
고려대에서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란 대자보가 전국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 학생이 게시한 대자보를 본인이 찢었다는 인증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오후 7시30분쯤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는 "고려대 철도파업 대자보 찢어버렸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아이디 '자궁떨리노'는 이 글에서 "빨갱이들이 학교 망신 다 시키고 다니는 꼴 보기 싫어서 1차로 찢었는데 밥 먹고 오니 다시 붙여놨노"라며 "질 수 없어서 다시 찢어 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시험 기간이라 애들이 X같이 많아서 인증하느라 힘들었다"며 "이따 새벽에 다시 가서 대자보 다 불태우고 인증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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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를 찢었다는 인증글이 일베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간베스트저장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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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를 찢었다는 인증글이 일베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간베스트저장소 캡처 |
자보를 붙인 고려대 이샛별씨(20·수학과)는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는 자보가 넘쳐나는데 이공계에는 자보가 하나도 붙어있지 않아 어제(13일) 오후 직접 써서 붙였다"며 "불만이 있으면 찢지 말고 옆에 반박 자보를 붙여 달라"고 말했다. 그는 "자보가 찢어진 걸 확인하고 테이프로 붙여놨는데 다시 찢어 놨다"며 "내일 다시 써서 붙이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대자보에 "민영화를 반대하는 파업을 했다는 이유 만으로 7600여명이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었지만 부끄럽게도 저는 안녕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철도 노조원이 아니셨기 때문입니다"라며 "하지만 이제는 의문이 듭니다. 과연 우리는 언제까지 안녕할 수 있는지, 이렇게 별 탈 없이 졸업한다면 우리의 안녕은 끝까지 보장이 되는 것인지 불안합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오후 이 대학 정경대 후문에는 3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성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철도 민영화, 학점 경쟁, 대선 부정, 역사교과서 왜곡 등에 대한 생각을 밝히며 더 많은 학생과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 [화보] 고대 후문 가득 메운 '안녕하지 못한' 학생들
이들은 자리를 마치고 '서울역 나들이'에 나섰다.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다 음독 자살한 고 유한숙 할아버지(74)를 추모하러 서울시청 앞으로 이동했다가 서울역 앞에서 열린 철도 민영화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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