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셈버' 제작 김우택 NEW 대표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 키우고 싶다"

2013. 11. 2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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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논현동 영화투자배급사 NEW 사무실은 요즘 비상이다. 송강호 주연의 영화 '변호인' 개봉 준비로 전운마저 감도는 영화사업부 옆에 이제 막 조직을 꾸린 공연사업부가 있다. 박준경 본부장과 그 아래 직원 두 명이 전부인 조직과 김우택 NEW 대표(49·사진). 이들이 국내 창작뮤지컬로는 대작축에 속하는 50억 프로젝트 '디셈버'(12월 6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를 떠받치고 있었다.

스타일리스트 장진 감독이 연출을 맡고 티켓 파워 김준수가 나오고, 김광석 노래로 만들어질 주크박스 뮤지컬 '디셈버'는 연말 뮤지컬 중 흥행이 안되기가 흥행이 되기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조합의 작품이다.

"하다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운명같았다고 할까요." 지난 22일 오후 논현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이런 말로 첫 뮤지컬 제작 소감을 밝혔다.

삼성물산에서 시작해 오리온 온미디어를 거쳐 쇼박스·메가박스 사장을 잇따라 지낸 김 대표가 5년 전 설립한 NEW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 대기업 영화배급사들의 각축전에 맨몸으로 뛰어들어 건재를 과시한 '괴물 같은' 회사다. 더욱이 올해는 '7번방의 선물' '감시자' '숨바꼭질' 등으로 골리앗 같은 대기업 배급사들을 줄줄이 제쳤다. 30여명 직원에 큰 자본 없이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건 대기업들이 놓친 틈새 공략, 전 직원의 긴밀한 의사소통, 일사불란한 업무 추진 등 이른바 'NEW 스타일' 덕분이라고 김 대표는 말해왔다.

애시당초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청사진을 품었던 김 대표는 자신의 주력 파트인 영화가 어느 정도 시장에 안착하자 음악.공연으로 발을 넓히는 중으로 볼 수 있다. "김광석 뮤지컬은 오래전부터 꿈꿨다. 지난해 6월 작은 음악사업체를 인수하면서 김광석 음원 유통권을 얻게 됐고, 배우는 매니지먼트사를 뒤지다 김준수가 나왔다. 장진 감독은 워낙 잘 알던 사이인데 한번도 뮤지컬을 안해본 게 오히려 끌렸다"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그는 "뮤지컬 업계에 폐가 되지 않으면 좋겠다"며 몸을 낮추면서도, 기존 뮤지컬 제작 관행과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었다. 김 대표는 "뮤지컬로도 돈을 벌 수 있는 회사가 많이 나와야 시장이 산다. 업계가 저평가돼 있는 건 구조 자체가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이지 않겠는가. 남의 돈으로 제작하는 관행이 바뀔 때가 됐다. 하지만 이런 발언이 굉장히 조심스럽긴 하다"는 말도 보탰다.

뮤지컬 작품에 대한 소신은 영화와 크게 다르진 않다. "무슨 영화가 가장 좋으냐고 물으면 사람들이 많이 보는 영화라고 말한다. 뮤지컬도 마찬가지다. 대중과의 소통이 우선이다. 처음엔 상업적인 뮤지컬로 시작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NEW가 해야 할 다른 일이 생기지 않겠나. 누구도 나서지 않던 김기덕의 '피에타'를 NEW가 배급했던 것처럼."

김 대표는 시장에서 결국 살아남는 건 콘텐츠라고 믿는다. "엔터테인먼트업종은 산업화 과정에서 프로듀서, 제작사, 배급사 등의 순으로 힘의 중심이 옮겨간다. 하지만 이렇게 시대의 흐름을 타더라도 결정적 힘은 역시 콘텐츠다. 여기에 승부를 걸 것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성향이 비즈니스 마인드와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중간지점에 있다고도 했다. "창의적 업무에 아주 발달한 뇌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비즈니스에 기울어 있는 뇌도 아니다. 둘을 적절히 섞을 수 있는 공간이 내 머릿속에 있다. 이 사업이 나와 맞는 이유다."

공급은 많고 배우는 적고 인프라는 열악하고, 흥행은 되더라도 제작사는 늘 가난한 것이 국내 뮤지컬 시장의 오래된 병폐였다. '총체적으로 새로운 방식'을 내걸고 있는 NEW는 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뮤지컬에서도 파란의 기수가 될 수 있을지 NEW와 김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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