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간원 있던 자리인데 규장각 터라고? 서울 표석 바로잡는다

김현빈기자 2013. 11. 2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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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개 중 195개가 위치·문안 등 오류"QR코드 부착해서 모바일 정보도 제공"

#동묘역 인근에 위치한 옛 영도교 터. 조선시대에는 사람이 죽으면 서울 안에 무덤을 쓸 수 없어 시신을 수레에 담아 영도교를 건너 광희문 밖으로 운구했다. 당시 도성 안에 사람이 죽으면 반드시 이 다리를 건너가야 했기에 영도교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다리로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영도교 터 표석에는 이에 대한 설명이 전무한 실정이다. 표석에는 단순히 '살곶이 다리'라는 이름과 함께 '조선 때 승려들이 만들어 놓은 다리'라는 간단한 사실만 표시돼 있을 뿐이다.

#국립민속박물관 맞은 편에 위치한 규장각 터. 이 곳은 본래 사간원 건물 터임에도 불구하고 한때 규장각 도서를 잠시 보관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규장각 터'라고 잘못 표기돼왔다.

서울시가 이처럼 잘못되거나 미흡한 역사유적지 표석(標石)의 내용과 위치를 바로잡는다. 표석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는 것은 아예 철거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24일 사라진 문화유산과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세운 표석의 오류들을 바로잡는 정비 사업을 2016년까지 완료한다고 밝혔다.

시내에 있는 표석들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대비해 서울아시안게임 한 해 전부터 설치됐다. 현재 서울시내에 총335개가 분포해 있고 이 가운데 251개(75%)가 종로구와 중구 등 도심에 집중돼 있다.

정비 대상은 설치 위치나 내용상 개선할 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195개다. 정비 내용은 위치ㆍ문안 오류 수정, 새 디자인 도입, 쉽고 간결한 문안 및 모바일 상세정보 제공 등이다.

이번 정비는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명지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서 나온 실태조사를 토대로 진행된다.

시는 올해 규장각 터와 영동교 터 등 21곳(철거 18개, 위치이전 3개)의 정비를 시작으로 내년엔 34곳에 대한 정비를 마칠 예정이다. 또 지하철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에 있는 장흥고(長興庫) 터 표석은 원래 위치인 서울지방경찰청 건물 동측으로 이전한다.

아울러 시는 이달 초 표석 디자인 개발 용역에 착수, 내년 5월 말까지 새 디자인을 도입할 계획이다. 표석에 QR코드 및 NFC(근거리무선이동통신)를 부착해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상세한 표석 정보를 볼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표석을 설치할 당시에는 역사적 사료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없어 다소 미비한 점이 있었다"면서 "올바른 표석을 만들고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관광코스를 새롭게 개발해 문화관광자원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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