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챌린저 어뷰징 논란' 압도, 소환사의 명예는 땅바닥에..

2013. 11. 1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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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게임 물의 넘어 순위 조작까지 시도, 도덕불감증 확산 막아야

도 넘은 비매너 행위에 노출된 LOL 최상위권 챌린저 티어(이미지 출처=네이버 블로그)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시즌3가 지난 11일, 1년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포모스 기자단은 시즌3 종료 이슈를 앞두고 솔로 랭크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시즌3의 대한민국 1위가 결정됐다. '롤드컵 스타'인 '페이커' 이상혁(SK텔레콤)이었다.

선배 기자로부터 "'ssumday' 김찬호(KT)가 1, 2위 결정전이 될 수도 있는 경기에서 '압도'에게 어뷰징을 당했다"는 정보를 듣고 관련 정황과 스크린 샷 등의 자료를 넘겨받았지만 차마 '페이커, 어뷰징으로 1위'라는 식의 기사를 쓸 수는 없었다. 시즌3 종료 시점이 다 돼서 순위가 뒤집혔고 막판에 잡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챌린저 1위가 영광스러운 타이틀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때 알았어야 했다. 대리게임으로 계정 영구 정지를 당한 '압도'가 개입된 때부터 '페이커 1위'의 의미가 변질됐다는 것을.

이상혁은 시즌3에서 자신의 본 계정으로 솔로랭크 746전을 소화했다. 한 게임 당 30분씩만 잡아도 무려 323시간이다. 431승 315패 승률 57.77%, 리그포인트 886점. 'SKT T1 Faker' 아이디의 시즌3 성적표다. 이상혁은 자신의 팀명과 소환사명을 걸고 시즌3의 1위가 되기 위해 당당히 경쟁했다. 그것은 '썸데이' 김찬호, '앰비션' 강찬용(CJ) 등도 마찬가지다.

'압도' 정상길은 대가를 받고 롤 랭크 게임을 대신한 사실이 적발돼 무려 1000년 동안인 3013년 10월 29일까지 계정 이용이 정지됐다. 사실상 영구 정지다. 아마추어로 출전했던 대회에서도 자격을 박탈당했다. 그러나 '압도'는 다시 계정을 만들어서 그 아이디를 챌린저에 올렸고, 시즌3 종료를 앞두고 고의적인 트롤링을 하며 정직하게 게임을 하는 랭커들에게 피해를 입혔다.

'챌린저 테두리 보상'도 한 몫을 한 덕분에 시즌3 종료 직전, 많은 유저들이 챌린저 승급 및 유지를 위해 박차를 가했다. 이미 챌린저를 달성한 '압도'는 흔히 하는 말로 '게임을 던진다'고 표현하는 어뷰징을 시작했다. 탑 라이너인 김찬호와 미드 라이너인 이상혁이 1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에서, 본인의 포지션인 미드에서 시즌3 1위가 나와야 된다는 논리였다.

LOL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온 당시 채팅 캡처 화면'압도'는 개인방송을 켜고 부 캐릭터로 알려진 tar ar ais 소환사명으로 게임을 하던 도중 사다리타기 게임을 실행시켜 고의적인 트롤링을 계속할지 아니면 정상적으로 게임을 진행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거기서 페이커 돕기(미드 1위)가 나왔다. '압도'는 '페이커'를 1위로 만들어야 한다며 '메자이의 영혼 약탈자' 아이템 6개를 구매하는 등 게임 내에서 만행을 부렸다.

이것을 본 LOL 유저들은 '모든 것은 압도의 뜻대로', '압도의 하드캐리', '챌린저 1위와 50위, 챌린저의 처음과 끝을 자기 손으로 바꿔놓은 주역 압도'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시즌3에서 1위를 한 이상혁의 기사는 축하가 아닌 '압도'에 관련된 댓글로 채워졌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려 놓는 것처럼, '압도'가 시즌3의 챌린저 티어를 휘저은 탓에 다른 게이머들의 노력이 빛을 잃은 것이다.

가뜩이나 '게임중독법' 발의로 인해 게임업계가 위축된 상황이다. e스포츠 역시 그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 내 비매너 행위 및 솜방망이 처벌이 도마 위에 오른다면, 팬들도 더 이상 응원할 힘을 잃게 될 것이 자명하다.

대리게임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 또 다시 계정을 만들어서 장엄해야 할 시즌3의 마지막 순간을 망쳤다. 이와 같은 사태가 시즌4에서 다시 나와서는 안 될 것이다. 라이엇게임즈가 '대리게임 근절' 켐페인과 함께 개발사 차원에서 이 같은 만행을 제재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버젓이 비도덕적인 행위가 게임 상에서 자행되고 있음에도 별 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압도'가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이제는 게임 내 비매너 행위에 대한 좀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제 2의 '압도'가 나와서 게임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최민숙 기자 minimaxi@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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