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 웃겼던 이 언니 수상해졌다 (인터뷰①)

조지영 2013. 11. 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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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 조지영 기자] 웃픈(웃기다와 슬프다의 합성어) 이야기지만 지식을 알려준다는 모 포털 사이트에 배우 김선아(38)를 검색하면 '영화배우 김선아가 개그우먼 출신인가요?'라는 질문이 있다. 17년 전 한불화장품 모델로 발탁돼 연예계로 입문한 미모의 여배우에게 개그우먼이 웬말인가?

지금껏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합쳐 서른 작품 가까이 되는 작품에 출현한 김선아. 대중이 개그를 떠올리는 것도 서른여 작품 대부분이 로코(로맨틱 코미디) 장르였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이미지를 굳히는 데는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 물론 스크린에서는 '내 이름은 김삼순' 보다 먼저 '몽정기'(02, 정초신 감독)에서 개그 기질을 발휘하기도 했다.

김선아의 로코는 '믿고 보는'이란 타이틀이 항상 따라 붙었다. 이렇듯 '로코퀸 본좌'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 김선아였다. 그런데 갑자기 진로를 바꿨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섬뜩한 살기를 품고 나타났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 눈물로 번진 마스카라를 닦는 대신 독기가 바짝 오른 눈을 하고는 괴물 같은 그놈의 심장에 꽂을 칼을 갈았다. 우리가 알던 삼순이 언니는 어디에도 없다. 이 언니, 어딘가 수상해졌다.

지난해 MBC 드라마 '아이두 아이두'의 황지안으로 쿨하고 도도한 차도녀를 연기한 김선아는 시작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반전은 스릴러 영화 '더 파이브'(정연식 감독, 시네마서비스 제작)였다. '더 파이브'에서 한 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 은아를 맡은 김선아는 아이를 잃은 애끓는, 절절한 모성애와 상대를 향한 복수를 품은 독한 여자로 완벽히 변신했다.

"로코퀸? 그렇게 잘하지 못했어요. 왕관 씌우지 마세요(웃음). 무거워요. 그냥 사람마다 취향이란 게 있잖아요. 남자친구를 사귈 때도 이상형이 있듯이 작품도 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이상형이 있거든요. 그리고 제가 공포영화를 잘 못 봐요. 완전 잘 볼 거 같죠? 심장이 약해서 놀라기도 잘하고 겁도 많아요. 유리 심장이죠. 하하. 그래서 그랬는지 꽂히는 작품이 대부분 로코였네요."

겁이 많은 성격이 어머니의 유전 때문이라는 김선아는 놀이공원에 가면 롤러코스터를 두 손 놓고 즐길 것처럼 보이나 실제론 놀이기구 앞에서 친구들의 가방을 지켜주는 쪽이었단다. 그만큼 겁쟁이라고.

그런데 김선아는 또 "그렇다고 작품을 결정할 때 장르를 따지지 않는다"는 아리송한 말을 남겼다. 한 마디로 책(시나리오)이 좋아야 한다는 그는 꽂히면 무조건 돌진이란다. '더 파이브'도 그렇게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저는 로코만 제의가 들어오는 줄 아는데 의외로 스릴러나 공포도 많이 들어와요. 몇 년 전에도 스릴러를 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안 맞아 못하게 된 것 뿐이에요. 공포영화 보는 건 무서워하는데 시나리오는 빠져서 읽거든요."

이해를 못 하는 바는 아니다. 8년 동안 '삼순이'와 함께 했으니 지겨울 법도, 말 못할 제약도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에게 변신은 필요했다. 이유 있는 변신이었다. 그리고 변신으로 '더 파이브'를 선택한 건 탁월했다. 17년 만에 빛 본 또 다른 김선아의 등장은 눈물 나게 반갑다.

"어떤 사람을 만나면 처음 보더라도 낯이 익어서 '우리 한 번 보지 않았나요?'라는 말을 하게 되잖아요. 그런 게 느낌이 통하고 인연이라는 건데 작품도 그래요. 각자의 인연이 있는 거죠. '더 파이브'도 처음 하겠다 하고 나서 한 번 엎어지고 다른 배우에게 갔다가 결국엔 다시 저한테 왔잖아요. 그게 바로 인연인 거죠. 사람만이 아니라 작품도 배우와 운명이 맺어지죠. 김선아와 '더 파이브'도 운명이었던 거죠. 변신보다는 지금쯤 이런 작품을 하게 될 운명이었나 봐요. 하하."

조지영 기자 soulhn1220@tvreport.co.kr사진=조성진 기자 jinphoto@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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