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도쿄지점 통해 거액 비자금 조성 의혹
국민은행 전 경영진이 일본 도쿄지점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 등이 조사에 착수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사진)을 겨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0일 "금감원이 국민은행 도쿄지점 검사 과정에서 부당 대출로 마련한 거액의 자금이 국내로 흘러들어온 정황을 파악하고 정밀 조사에 나섰다"며 "이 돈이 (KB금융) 경영진의 비자금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국민은행 도쿄지점장이 특정인에게 한도를 초과한 대출을 전결 처리하는 등 부당 대출을 한 정황을 잡고 검사를 진행해왔다. 도쿄지점은 이 과정에서 거액의 '뭉칫돈'을 마련했고, 20억원 이상을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특히 도쿄지점장이 지난해 공적조서 등에 이 같은 내용을 기술했으며, KB금융 경영진이 이 지점장에 대해 이례적으로 승진 조치를 검토한 점 등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도쿄지점이 국내로 들여온 자금이 당시 국민은행 경영진의 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일본 금융청은 최근 금감원을 방문해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자금세탁 조사 경과를 설명하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일본 당국과 협조해 국민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의 해외지점 감시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어 전 회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부당 대출 문제가 당시 경영진의 비자금 검사로 확대되고 있다"며 "도쿄지점 부당대출 문제가 발생한 2011년 당시 어 전 회장에 대한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과 국민은행은 "검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 홍재원 기자 jwhong@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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