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돔경기장 '휴스턴 애스트로돔' 철거될 듯
(휴스턴 A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세계 최초의 다목적 돔경기장인 '휴스턴 애스트로돔'(The Houston Astrodome)이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지역 주민들은 5일(현지시간) 한때 프로야구경기와 풋볼 경기가 열리던 이 경기장을 컨벤션 센터로 재개발하는 방안을 놓고 투표를 해 부결시켰다.
이 안에는 돔경기장 재정비를 위해 2억1천700만 달러(약 2천300억원) 어치의 채권을 발행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
휴스턴 지역의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투표에서 재정비 방안이 부결되면 이른바 '세계 8대 불가사의'로 불리던 이 경기장을 철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왔다.
최근 조사결과, 애스트로돔의 철거비용은 2천900만∼7천800만 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1965년 개장한 이 경기장은 미국프로야구(MLB)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미국프로풋볼(NFL) 휴스턴 오일러스의 홈구장으로 이용됐다.
또 카우보이들이 말 타기나 올가미 던지기 등 솜씨를 겨루는 로데오 경기나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장으로도 사용됐다.
특히 1973년 남자 테니스 선수 보비 리그스와 여자 선수인 빌리 진 킹의 '세기의 성 대결'(Battle of the sexes) 경기가 열린 곳이기도 하다.
2005년에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피해를 본 루이지애나주 이재민의 임시거처로 이용돼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높이가 208피트(약 63m)나 돼 18층짜리 빌딩이 들어설 수 있는 크기의 이 경기장은 그러나 1999년 이후 스포츠경기의 홈경기장으로 사용되지 못했으며, 2009년 이후에는 어떤 행사도 열리지 못했다.
그 이후 유서깊은 이 경기장은 아직 구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는데도 황폐해져 갔다.
현지 주민 수천명은 이런 점을 고려해 지난 2일 열린 경매 행사 등을 통해 경기장 좌석이나 인조잔디 등을 기념품으로 구입하기도 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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