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하는 스마트폰' 모듈만 끼워넣으면

김유정 2013. 10. 3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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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에 원하는 부품 넣어 '맞춤제작' 가능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OS)뿐만 아니라 하드웨어까지 개방키로 하면서, 새로운 시도에 착수했다.

단말기업체인 모토로라를 통해 모듈형 스마트폰과 이를 위한 개방형 무료 플랫폼을 공급키로 하면서, 스마트폰 단말기 시장에 또 다른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모토로라는 자사의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방형 무료 플랫폼 `아라'(Ara) 출시계획을 공개했다.

아라는 직육면체 모양의 케이스에 그보다 작은 직육면체 모양의 모듈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조립하는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다.

모토로라는 몇 달 내에 아라 플랫폼용 모듈 개발 대회를 열기로 했으며, 이번 겨울에 모듈 개발자 키트(MDK)의 알파 버전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늦어도 내년 2월말 이전에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플랫폼인 아라의 구체적인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공개된 아라의 계획은 모토로라가 `내골격'(endoskeleton)이라고 이름 붙인 프레임과, 이 프레임에 꽂을 수 있는 모듈형 부품으로 구성돼 있다.

내골격은 모듈들을 제자리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카메라, 키보드, 배터리 등 부품들이 모듈화 돼 들어간다.

빈 자리가 있으면 보조 배터리, 고성능 플래시 등 원하는 부품을 넣을 수 있다.

소비자가 수리와 업그레이드를 쉽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모듈을 빼고 끼우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모토로라측은 "부품이 모듈화 돼 있기만 하면 된다"며 "펄스식 산소포화도 측정기든, 지금까지 아무도 생각 못한 기기를 채택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스마트폰 완제품을 사야만 하는 지금과 달리 소비자들에게 기능, 모양, 재질, 가격, 사용기간 등에 대해 폭넓은 선택권을 주는 것이 이 계획의 목표라고 모토로라 측은 강조했다.

모토로라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했던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개발자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진입 장벽을 낮추며, 혁신 속도를 높이고, 개발 기간을 상당히 단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구글의 아라 프로젝트가 본격 상용화될 경우, 스마트폰 제조사 중심의 시장구도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현재는 제조사가 사양을 결정하는 완제품만을 출시하고 있어, 소비자는 스마트폰의 극히 일부 기능만을 수정할 수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아라가 본격 상용화되면, 소비자가 선택의 범주를 넓혀 제조사 자체 브랜드나 기술력만으로는 지배적인 점유율을 유지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전문가들이 아라가 스마트폰 생태계에 일대 파격을 가져올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PC 시장에서 대기업이 저가용 PC를 내놓다가 조립형 PC로 트렌드가 바뀌면서, 단가가 낮아지는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자칫 여타 업종의 다양한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 진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주는 효과도 가능해, 단말기 사업자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단말기 업계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닌 타 산업군의 제조사들이 새로운 플레이어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혹은 화이트박스(브랜드 없이 제작된 단말) 사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글의 이같은 시도가 단순히 실험적인 수준에서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 기술이 밀집된 스마트폰의 경량화, 소형화는 제조사의 조립 기술이 접목돼 가능했는데 이를 따로 분리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면 안정성과 완결성, 그리고 제품에 대한 각종 서비스의 주체가 애매해지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평가절하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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