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바로보기]오재일의 기(氣), 오승환의 돌직구 깼다

한국아이닷컴 이창호기자 2013. 10. 2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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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의 기운으로 사자 제압, KS 2연승

"운이 따라주고 있습니다. 기(氣)가 우리 쪽에 충만해 있다는 이야기지요."

김진욱 두산 감독은 지난 23일 대구 시민체육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때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두산은 기가 살아 있었다.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기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1-1 동점이던 연장 13회초 1사 후. 삼성 마운드는 '끝판 대장' 오승환이 지키고 있었다. 오승환은 9회초 1사 1루부터 선발 밴덴헐크, 차우찬(6회), 안지만(7회)에 이어 등판해 연장 13회초 선두 타자인 3번 김현수를 2루 땅볼로 잡을 때까지 12타자를 상대로 52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며 두산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김현수를 잡아낼 때까지도 시속 150km짜리 '돌직구'를 빵빵 뿌려댔다. 지난 8월21일 대구 SK전에서 1이닝 동안 7명의 타자를 상대로 39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2안타와 4구 2개로 1실점한 이후 가장 많은 공을 던지면서도 힘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일찌감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수를 넘긴 것이 화근이었을까.

9회말부터 1루 수비에 들어와 4번 자리에 선 오재일에게 초구에 던진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의 한복판, 약간 높은 곳으로 들어갔다. 직구 하나만 노리고 있던 오재일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아갔다.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 대구구장의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 버렸다. 결승 1점포가 됐다.

오승환은 멍한 표정이었고,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던 오재일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이아몬드를 돌았다.

삼성은 사상 첫 3년 연속 정규 시즌을 1위를 차지한 뒤 3주 동안의 휴식을 가졌다. 오승환도 충분히 쉬면서 힘을 재충전했다. 1차전에서 패한 류중일 감독이 2차전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오승환의 구위가 살아 있었기에 믿고 맡겼다.

패착이었다. 야구는 공 하나에 승패가 갈린다. 아무리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투수도 한계를 넘어서면 실투를 할 수 있다.

오재일은 두산 쪽으로 기운 강한 기를 받아 오승환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2차전의 팽팽하던 승부는 오승환의 실투와 오재일의 한방으로 막을 내렸다.

결국 두산은 연장 13회초 오재일의 홈런 등으로 4점을 보태며 5시간 31분의 역대 한국시리즈 최장 시간 경기에서 5-1 승리를 이끌어냈다. 한국시리즈 2연승, 2001년 삼성을 상대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12년 만에 정상에 한껏 다가섰다.

운도 실력이고, 기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는 법이다.

한국아이닷컴 이창호기자 cha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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