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인천 亞경기, 정구 금맥 다시 터집니다"
[동아일보]
김경한 대구 달성군청, 김희수 경북 문경시청, 유영동 NH농협은행 코치(왼쪽부터)가 23일 전국체육대회 정구 경기가 열린 인천 서구 가좌동 시립코트에서 선수들이 따낸 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했다. 대한정구협회 제공 |
"두 형들 때문에 저는 금메달 2개밖에 못 따봤어요."
경북 문경시청 정구팀 김희수 코치(39)는 24일 인천 전국체육대회 폐막을 앞두고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김 코치가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2개밖에' 못 땄다고 말하는 데는 사정이 있다. 두 형들 실력이 워낙 출중해 막내인 자기는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는 겸손의 표현이다. 두 형은 유영동 NH농협은행 코치(40)와 김경한 대구 달성군청 코치(40)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문경시청이 주축이 된 경북선발은 여자 일반부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정원(7명)을 채울 수 없어 다른 팀 선수 1명을 데려와 꾸린 팀으로도 17개 시도 중 3위에 오른 건 충분히 지도력을 인정받을 만한 성적. 문제는 두 형은 이번에도 또 금메달을 땄다는 것이다. NH농협은행(서울)은 여자 일반부에서, 달성군청은 남자 일반부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세 코치는 현역 시절 한국 정구의 전설이었다. 1998 방콕 대회 때부터 아시아경기에 대표 선수로 참여해 따낸 금메달만 10개다. 두 김 코치는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2개씩 따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은메달만 4개를 딴 유 코치는 대신 2002 부산 아시아경기 때 3관왕을 차지했다. 이 대회서 한국 대표팀은 정구에 걸린 금메달 7개를 모두 쓸어 담았다.
당시 대표팀 감독이던 주인식 문경시청 감독은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세 코치 모두 좋은 성적을 냈지만 한국 정구 발전을 위해서는 이 세 코치가 더 확실하게 차세대 지도자로 자리매김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럴 만한 능력과 책임감을 갖춘 후배들이라고 믿는다"며 격려했다.
한국 정구는 2006 카타르 도하, 2010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 따낸 금메달이 각각 2개로 줄었다. 안방에서 열리는 내년 인천 대회를 벼르고 있는 이유다. 세 코치는 한목소리로 "요즘 선수들도 잘하고 있지만 선배로서 보기에 자부심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며 "대표 선수로서의 책임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게 국가대표 선수의 마음가짐이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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