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배우 박영수, 그야말로 핫스타다.
서울예술단 단원으로 올해 연극 '잃어버린 얼굴 1895',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를 선보이더니 외부 작품 뮤지컬 '아르센 루팡'과 함께 대학로 인기 스타를 배출해내는 뮤지컬 '쓰릴미'에도 출연했다. 점점 인기가 쌓이더니 2013 하반기 결국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이하 '요셉 어메이징') 주인공 자리까지 꿰찼다.
매 작품마다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박영수.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위 모습과 실제 모습은 조금은 달랐다. 해맑은 순수함이 말투와 제스처, 표정에 하나 하나 묻어난다. '푸른눈 박연' 속 캐릭터 덕구를 설명하며 "감자!"를 외치기도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짓기도 한다. 차분하면서도 거침 없고 무모할 정도의 열정으로 가득차 있다.
박영수는 최근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가무극 '푸른눈 박연'과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을 동시에 준비하며 점점 성숙해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서울예술단 작품이야 매번 행복하게 임하고 있고 주인공 요셉으로 어깨가 무거워진 '요셉 어메이징'은 점점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 한 인물의 성장기, 그의 성장기를 담다
박영수는 대학 시절 우연히 '요셉 어메이징' 영상을 접했다. 1시간 40분 동안 눈을 떼지 못했고 꼼지락 거리지도 않았다. 요즘 유행하는 단어로 일명 '병맛' 느낌이 좋았다. 빵빵 터지고 말도 안되는 밝음, 해맑음, 유쾌함이 박영수를 웃게 했다.
박영수는 "정말 그냥 웃겼던 것 같다. 이런 스타일을 좋아한다. 보고나니 좋은 기운을 받았다. 건강하고 밝고 힐링이 되더라. 기분이 안 좋다가도 좋아지는 느낌이랄까"라며 "그런 찰나에 오디션 제의가 들어왔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 진짜 좋아했던 작품에 출연을 하니 즐겁다"고 밝혔다.
박영수가 연기하는 요셉은 각종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이를 이겨내는 성경 속 인물이다. 이와 관련, 박영수 역시 '요셉 어메이징'을 한 아이의 성장기로 해석했다. 그는 "해맑았던 아이가 어떤 성장기를 거쳤는가를 보여주고 싶다. 성장 과정은 누구에게나 있는거다. 나 역시 '요셉 어메이징'을 통해 내 성장기를 떠올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나 같은 경우 정말 노래를 못했다. 그래도 열심히 연습해서 밝은 힘을 얻어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또 부모님이 배우 하는 것을 반대하셨고 수원 공장에 취업하기도 했다. 대학도 다 떨어지고 무작정 극단 생활부터 했다. 전전긍긍 하면서 하루에 2시간 정도 자고 공연 연습을 병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시절이 지나고 나서 학교 다닐 때도 진짜 돈이 없어 장학금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악착같이 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그런게 역경이고 고난일 수도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즐거웠다."
박영수가 이같은 힘든 시절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영향이 크다. 여장부 스타일의 어머니 덕분에 집안 사정이 어려웠을 때도 흔들리지 않았다.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뚝심을 갖게 된 것도 어릴 때부터 어머니 영향을 받아 바른 사고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걱정은 있다. 자부심을 느낄 만큼의 실력이 되지 않는다는 자책이다. 항상 자신은 부족하다고만 느껴져 말도 안되게 연습을 한다. 그런 탓에 성대에 무리가 왔지만 이조차도 무시하고 '에라, 모르겠다' 연습에 매진했다. 신기하게도 수술 직전의 성대는 일주일 내내 연습을 했음에도 더 심각해지기는 커녕 호전돼 수술을 피하게 됐다.
"이왕 수술을 할거면 또 생길 수 있는 이 상황에 대비를 해보자 하고 연습을 계속 했다. 어떻게 보면 멍청한 짓이다. 쉬어야 할 때 그러지 않았으니까. 근데 그게 목에 안 좋아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주변의 에너지를 못 받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소리를 더 내려고 했다."
▲ 성장하는 박영수, 극을 이끄는 힘
무모하리 만큼 연습에 매진하는 박영수기에 '요셉 어메이징'에서 그의 책임감은 남다르다. 혼자 이끌어간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극을 이끄는 힘을 가진 주인공이 돼야 하기 때문에 동료들과 더 친해지려 하고 인물을 더 깊게 해석하고자 한다.
박영수는 "극을 이끌어가는 것은 연출적인 부분이다. 배역 자체와 극이 갖고 있는 힘 자체가 이끌어가는 힘이니까. 때문에 극을 이끄는 것에 대한 사명감 보다는 극 이전의 모습들에서 동료들과 많이 친해지고 조금은 따뜻한 교류가 있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며 "서로 힘을 주고 의기투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재미가 있고 힘이 난다. '저 배우와 같이 하면 좋겠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수는 낯을 가리는 성격인 탓에 선뜻 먼저 다가가지는 못한다. 하지만 친해지면 거친 장난도 서슴지 않는다. 스태프들에게 '놀이공원 가고 싶지 않아?'라고 물어본 뒤 거침없이 몸으로 장난을 친다. 박영수는 이를 설명하며 마치 풍차를 돌리는 듯한 제스처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재 동료들에게 점점 다가가고 있는 만큼 동료들에 대한 관찰도 이어가고 있다. 박영수는 "정동하 형의 보컬 스타일은 정말 좋더라. 표현하는 감성들이 좋았다. 노래를 너무 잘 하니까 형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며 "양요섭은 정말 열심히 하고 잘 한다고 하더라. 처음 봤을 때 다른 세상 사람 같았다. 얼굴도 작고 팔, 다리도 길고 '진짜 연예인이구나' 하는 느낌이 있었다. 김승대 형은 남성적이면서 부드럽다.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하는 이혜경 선배님은 내가 쉽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어머니이다보니 따뜻함이 있다. 김경선 누나는 부산에 있을 때부터 알던 누나라 친근함이 있고 리사 누나는 여기서 만났는데 노래에 대한 카리스마가 엄청난 것에 반해 정말 귀엽고 발랄하더라. 조금 무서울 줄 알았는데 밝고 톡 쏘는 매력이 있다. 공연은 사람이 만드는 작업이고 사람을 표현하는거다.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인간적인 유대 관계가 중요하다. 같이 이끌어 가는 것이다."
박영수는 '요셉 어메이징'을 통해 자신만의 성장기를 써내려 가고 있다. 내면의 다양한 끼를 드러내고 싶고 관객들로 하여금 칭찬 받고 싶다. 그렇다고 마냥 자신의 모든 것을 노출하고 싶은 것은 또 아니다. 일정한 거리에서 배우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 자신이 느끼는 것을 관객들이 느끼길 바라고 팬들의 사랑을 무대 위에서 화답하고 싶은 것이다.
"팬들의 사랑이 사실 얼떨떨하다. 다가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하지만 SNS를 활발히 하지는 않는다. 어쨌든 관객과 나의 첫만남은 무대였기 때문에 그 위에서 전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모두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의도와는 다르게 상처를 줄 수도 있을 것 같아 아쉽지만 애써 참는다. 이번엔 '요셉 어메이징'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게 되는데 정말 눈물 나는 작품이다. 힐링되는 느낌을 분명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 안의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
한편 박영수가 출연하는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은 뮤지컬의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라이언킹', '아이다' 등을 작사한 팀 라이스의 최초의 공동 작업으로, 성경 속의 인물인 요셉의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세련되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오는 29일부터 12월 12일까지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출연하는 박영수. 사진 = 라이브앤컴퍼니 제공]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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