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장병들, GS편의점에선 여전히 봉?


해군 장병들이 민간이 위탁경영하는 군 마트(PX)에서 동일한 제품을 여전히 육·공군 장병보다 최고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광진 민주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해군 PX에 대한 물가조사 실시현황'에 따르면 국방부는 해군 PX에 대해 기준가격보다 비싼 제품의 가격 인하를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해군은 2010년 매년 40억원의 수수료를 내는 조건으로 5년간 전국 242곳의 해군 매점 운영권을 GS리테일(GS25)에 넘겼다. 이후 국방부는 2011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군 마트 제품 가격을 조사했다. 당초 군이 GS리테일과 해군 마트 판매가격으로 약속했던 시중 대형 마트 가격의 95% 이하, 편의점 가격의 80% 이하 가격을 기준으로 삼았다.
2011년 8월 1차 조사에서 2,500여개 제품 중 138개 품목이 기준가격보다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군은 해당 업체에 판매가격을 위반한 제품에 대해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그러나 2011년 11월과 올해 8월 2, 3차 조사에서는 1차 조사 때보다 오히려 더 많은 각각 390여개, 340여개의 품목이 기준가격보다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군은 민영 업체가 판매가격을 위반할 경우 위약금을 물 수 있도록 했지만, 단 한 차례도 위약금을 청구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4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서 "월급 10만원 밖에 받지 못하는 병사들인데 군이 뒷짐만 지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남성 장병들이 면도를 할 때 쓰는 폼 제품의 경우 해군 마트에서 1만5,900원에 판매하는데, 육군 PX에 가면 3,400원 밖에 하지 않는다. 360배의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해군 PX의 가격을 조사해보면 일반 GS편의점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기업에 위탁을 맡겼다는 건 가격이 높아져도 품질은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믿음 때문인데, 식품의 원산지를 위반한 제품이 나오는 등 그 조차도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군 장병들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가격으로 군 마트를 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 당국이 사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해군이 GS리테일과 계약했을 당시) 계약서에는 분명히 GS편의점의 80% 수준 가격으로 팔라고 돼 있는데, (이를 어겼음에도) 군은 위약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이 업체는 국방부나 군을 우습게 생각하는지 처음 조사에서 150개 물품의 가격이 계약 조건보다 높게 나왔는데 3개월 뒤에는 400개의 물품이 더 비싸졌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와 같은 징병제 국가에서는 장병들이 먹고 사는 의식주 문제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육군의 군 마트 사업을 군복지단에서 운영한다는 점과 비교하면, 마트를 운영해서 수익을 내겠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인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GS리테일 측은 가격 비교 대상인 대형마트에서 특정 제품을 일시적으로 판촉하는 행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 당시 가격을 제때 반영하지 못해 빚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GS리테일에서 실시한 할인 이벤트를 문제 삼기도 했다. 김 의원은 트위터에서 "GS편의점에서 국군의 날을 맞아 군입대시 지급되는 '나라사랑카드'로 결제하면 할인해준단다. 근데 군대PX는 할인에서 제외된다는데 국군의 날 행사 맞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아이닷컴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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