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음속 훈련기 첫 수출길 '이륙'

사천 | 유희곤 기자 2013. 9. 10.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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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와 계약 2년 만에 T-50i 2대 현지로 직접 비행연말까지 16대 인도 마치기로

10일 오전 7시 경남 사천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초음속 훈련기 T-50i 2대가 있는 격납고에는 여느 때와 다른 긴장감이 감돌았다. 8명의 정비사는 훈련기에 이상이 없는지 꼼꼼히 점검했고, 4명의 한국인 조종사는 비행일정과 조종 시 주의사항을 거듭 확인했다.

오전 7시40분. 2대의 훈련기는 하성용 대표 등 임직원 30여명의 환송을 받으며 격납고에서 사천공항 활주로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19분 후 훈련기는 활주로 남쪽에서 북쪽을 가로지르며 솟아올랐다. 이명환 전략홍보팀장은 "굉음을 내며 날아오르는 국산 항공기를 보니 가슴이 벅차다"면서 "항공산업에 몸담은 지 20여년이 지났는데 입사할 때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펼쳐졌다"고 말했다.

훈련기 등으로 사용되는 국내 제작 초음속 항공기가 사상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인도네시아와 초음속 항공기 T-50i 수출계약을 체결한 지 2년 만에 첫 2대가 직접비행(ferry flight)으로 현지에 인도된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웨덴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로 초음속 항공기를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

인도네시아로 처음 수출되는 국산 초음속 훈련기 T-50i가 10일 경남 사천시 공군 제3비행훈련단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오전 사천공항을 출발한 T-50i는 1600㎞를 날아 1차 목적지인 대만 가오슝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급유와 휴식을 마친 뒤 오후 1시30분쯤 다시 날아올라 오후 3시30분쯤 필리핀 세부에 정상 착륙했다.

11일에는 오전 9시쯤 세부를 출발해 2시간 후 1511㎞ 떨어진 인도네시아 스핑간을 경유한다. 이어 오후 2시쯤 다시 날아올라 인도네시아 공군기지인 '이슈와휴디'에 오후 3시30분쯤 도착할 예정이다. 이틀간 총 비행시간은 7시간이며 비행거리는 약 5600㎞에 이른다.

국산 항공기가 직접비행으로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 항공기 수출은 생산국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분해한 뒤 배나 대형 항공기를 통해 수입국으로 운송한 다음 재조립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직접비행으로 운송할 경우 타국 영공을 통과하기 위한 승인 절차가 까다롭고 악천후 등 다양한 변수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가 새 항공기 도입을 서두르는 데다 해당 공군기지에는 화물기(보잉 747) 하역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직접비행을 택했다.

인도네시아의 요청을 받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난 1월부터 직접비행을 준비했다. 외교부, 국토교통부 등과 실무협의를 거쳤고 직접비행 시 영공을 통과하는 일본, 필리핀, 대만, 인도네시아의 재외 한국무관을 통해 해당국의 영공통과 승인 작업도 거쳤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납기를 4개월 단축해 연말까지 총 8회에 걸쳐 직접비행으로 16대를 인도할 계획이다.

구원효 사업관리본부장은 "이번 수출로 중형 자동차 1만6000대에 해당하는 6억5000만달러(약 7052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77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며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 개발 사업 참여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사천 |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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