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파워' 이 사람] 우기정 대구컨트리클럽 회장

대구 2013. 9. 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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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本山 맥 잇자" 10년째 골프장 음악회 개최

가을 분위기가 감도는 5일 밤 8시. 경북 경산시 진량읍 대구컨트리클럽 클럽하우스 옆 잔디밭에 무대가 차려졌다. 무대 앞에는 골퍼 대신 관객 1500여명이 의자에 앉거나 잔디 곳곳에 편안하게 자리 잡았다. 이에 앞서 관객들은 골프장이 차린 뷔페로 저녁 식사를 즐겼다.

검은 정장에 빨간 나비텍타이를 한 남성과 검은색 원피스로 멋을 낸 여성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먼저 무대에 올라 가곡 '코스모스를 노래함'과 '고향의 노래'를 맛깔나게 불렀다. 다른 2개 합창단이 무대를 장식했다. 소프라노 주선영, 테너 유호제, 바리톤 제상철 등 성악가 8명도 '꽃구름 속에' 등의 아리아로 가을 밤하늘을 수놓았다.

대구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음악회 '가족과 함께 하는 가을의 향연'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4년 시작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0년을 이어온 이 음악회를 마련한 주인공은 우기정(68) 대구컨트리클럽 회장이다. 그는 지난 6년간 한국골프장경영협회장을 맡았던 자타 공인 한국 골프계의 실력자다.

이 행사의 시작은 소박했다. 대구에 있는 박범철가곡아카데미에서 가곡을 배우던 우 회장의 부인 심성은(67)씨가 "가곡을 배우니 참 좋더라. 함께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우 회장은 "가곡을 부르고 듣는 기쁨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골프장 음악회를 제안했다.

첫 음악회 관객은 150여명이었다. 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관객이 불었다. 3년 전 관객 수가 1000명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500여명이 몰려들었다. 최소 5000만원 이상 소요되는 경비는 모두 우 회장 몫이다.

그는 "이 음악회가 우리 사회 품격, 나아가 문화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보면, 시작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회장은 이날 음악회에서 합창단 멤버로 참가해 노래 두 곡을 불렀다.

"대구는 현제명·박태준 선생처럼 뛰어난 작곡가와 수많은 성악가를 배출한 가곡의 본산지입니다. 이 행사가 대구를 문화의 도시로, 나아가 가곡의 고장으로 일구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부친인 고(故) 송암 우제봉(1919~2004년) 선생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우 회장은 음악회 개최 외에도 여러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최초의 골프 장학 재단인 송암재단을 설립해 골프 영재들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04년에서 2007년까지 맡았던 국제라이온스협회 국제이사 및 한국라이온스연합회장 때에는 캄보디아·태국·필리핀에 학교를 지어주었다. 특히 2005년에는 평양을 방문해 80억원을 들여 현대식 안과병원을 지어주고 63종의 의료 장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그는 학생 시절 '문학청년'이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4·19문학제에서 시를 써 대상을 받은 적도 있다. 가업을 이으면서 시인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이후 그는 동양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아 또 다른 꿈을 이뤘다.

연세대 철학과를 나온 그는 2010년 영남대에서 '범부(凡父) 김정설(金鼎卨)의 국민윤리'를 주제로 한 논문을 써 박사학위를 받았다. 범부 김정설(1897~1966) 선생은 소설가 김동리의 형으로 화랑과 풍류도 등 우리 민족 고유의 혼을 연구한 사상가다. 우 회장은 "범부 선생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효(孝)를 시대정신으로 삼고 살아왔다고 강조하셨다"며 "앞으로 효가 새 시대에 맞는 시대정신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10년째 골프장 잔디밭을'가곡의 밤'음악회 장소로 제공하고 있는 대구컨트리클럽(대구CC)의 우기정(68) 회장이 5일 밤 경북 경산시 진량읍 대구CC 1번 홀 특설무대에서 동호회원들과 함께'고향의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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