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 "국정원이 당원 매수..프락치 공작" 내부고발자-녹취록 사실상 인정

입력 2013. 9. 2. 03:05 수정 2013. 9. 2.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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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통진당이 1일 '프락치를 활용한 국가정보원의 정당 사찰'을 주장하면서 역공에 나섰다.

통진당 이상규 의원은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이 수원에서 활동하는 (통진당) 당원을 거액으로 매수해 수개월에서 최대 수년간 (통진당을) 사찰했다"며 "이번 사건은 내란음모가 아닌 국정원의 정당 사찰, 프락치 공작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본인의 자백은 아니지만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이 당원은 가족 전체가 해외로 나가 평생 살 수 있는 거액을 받았다"며 "이 당원이 도박 빚으로 곤경에 처했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의) 매수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조력자는 40대 중후반 남성으로 수도권 사립대를 졸업하고 민주노동당 초기부터 수도권에서 당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경기도에서 민노당 후보로 출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국정원의 통진당 내사가 시작된 2010년 말 이전부터 경기동부연합 지하조직 RO(혁명조직)의 내부 비밀회합 등 다양한 정보를 국정원에 전달했고, 일부 모임의 동영상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영상들은 내란음모 등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유력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어 주목된다.

통진당의 매수설 제기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주장"이라며 "(통진당 주류인) 경기동부연합은 (내부) 사정이 복잡하다. 조직에 대한 불만도 있고 회의감도 있고…"라고 말했다. 통진당의 내부 문제 때문에 조력자가 자발적으로 나섰다는 설명이다.

통진당은 역공을 통해 '정국 반전'을 기대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오히려 통진당이 5월 12일 비공개 회합 녹취록이 사실임을 자인(自認)하는 모양새가 돼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진당의 주장을 뒤집어 보면 국정원이 통진당 내부의 정보원으로부터 내부 사정을 있는 그대로 '보고'받았고, 5·12회합 녹취록도 사실이라는 논리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통진당 등의 종북(從北) 성향을 비판해온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 의원의 기자회견 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통진당 스스로 내부 고발자가 있음을 확인했다. 녹취록의 신빙성이 오히려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국정원이 이석기 의원의 개인사무실, 집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한 이후 통진당의 대응은 오락가락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동아일보가 첫 압수수색 다음 날인 29일 "이석기 의원 등이 비공개 회합을 열고 통신 철도 유류저장고 등 국가 기간시설을 파괴하려는 계획을 세운 혐의가 있다"고 보도하자 이 의원은 국회에서 "사실이 아니다. 철저한 모략극이고 날조"라고 주장했다. 당시 이 의원은 5·12회합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30일 5·12회합 녹취록이 언론에 공개되자 같은 날 오전 김재연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런) 모임이 없었다"며 모임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홍성규 대변인은 모임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 의원을 초빙한 정세 강연으로 당원 행사였다"고 해명했다. 당이 5·12회합을 '당원 행사'라고 주장하자 김 의원은 1일 보도전문채널에 나와 "지하조직 RO 비밀회합은 없었고 당연히 가지도 않았으며, 당원 행사 강연 모임은 갔다"며 이틀 전과 다르게 말했다.

통진당의 '정당 사찰'이라는 주장에 대해 법조계 등에서는 "수긍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검찰 출신 고영주 법무법인 '케이씨엘' 대표변호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가안보를 위해(危害)하는 사범에 대한 조사와 수사는 국정원의 당연한 업무"라며 "안보 위해 사범 수사에서 정당은 치외법권 지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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