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형제 유산소송 항소심.. 판사 "국민 기쁘게 화해하시죠"

"형제간 다툼은 국민에게 실망만 줍니다. 재판 중이라도 화해하도록 설득해 국민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게 어떨까요."
이건희 (71) 삼성 회장의 형인 이맹희(82)씨와 누나 이숙희(78)씨 등이 "아버지(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가 차명으로 남긴 상속 재산을 내놓으라"며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낸 '삼성가 상속 소송'의 2라운드가 27일 시작됐다. 1심에서는 이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14부 윤준 부장판사는 양측이 첫 재판부터 날선 공방을 벌이자 화해를 권유하고 나섰다. 재판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려 하지 말고 서로 화해하라는 주문이었다.
이날 재판에서 양측 입장은 1심 때와 달라진 게 없었다. 원고인 이맹희씨 측 대리인은 "선대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씨가 상속인으로서 고유 권리를 갖는다"며 "이건희 회장 손을 들어준 원심 판결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회장의 대리인은 "선대 회장이 타계하기 오래전부터 이 회장을 후계자로 정해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주식을 단독 상속하도록 했다"며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거나 각하해 달라"고 했다.
이 회장 측은 원고 측이 소송 액수를 1심 패소 금액의 300분의 1 수준인 96억원으로 축소해 항소한 것에 대해 "항소권 남용"이라고 문제 삼았다. 이에 원고 측은 "꼬투리 잡아 시비를 거는 것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결국 재판부가 직접 양측 대리인에게 화해를 촉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회장 측 대리인은 "한번 알아보겠다"고 했고, 원고 측은 "구체적인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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