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코드'로 소비되는 조선족

연승기자 2013. 8. 2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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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영화 등장 늘었지만사기꾼 이미지 소재로 부각진실성 보다는 개그에 치중

"고객님, 마이(많이) 당황하셨어요?"

요즘 영화 '황해'를 패러디한 KBS 개그콘서트의 '황해'라는 코너가 만들어낸 유행어다. 조선족이 국내에서 보이스 피싱을 하는 상황을 코믹하게 그린'황해'는 코너 시청률이 22%를 넘을 정도로 인기리에 방송 중이다.

이처럼 조선족을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에서 소재로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영화 '황해' 이를 패러디한 개그콘서트의 '황해' 그리고 영화 '신세계'와 '숨바꼭질'에서도 조선족이 등장한다.

영화 '황해'는 조선족 주인공 구남(하정우)이 영화 전체를 이끈다. '황해'는 조선족 구남에게 한국이라는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의 나라는 청부살인을 하면 돈을 주는 곳일 뿐이다. 이는 조선족이 생각하는 한국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신세계'와 '숨바꼭질'의 조선족도 비슷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신세계'에서는 요청만 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연변거지들'이 단역이었지만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숨바꼭질'에서도 형을 찾기 위해 형이 살던 아파트를 뒤지던 주인공 성수(손현주)는 한국인 애인이 자신을 배신한 사실과 급할 때 쓰라며 애인에게 준 카드가 계속 사용되는 것을 보며 한탄하는 조선족 남성을 만난다. 바로 이 장면은 스릴러 호러물인 '숨바꼭질'에서 관객들이 잠시나마 웃으며 쉬어가는 지점이기도 하다. '신세계'에 등장하는 '연변거지들'도 청부살인을 하지만 관객들에게는 웃음코드로 사용됐다.

국내 식당 종업원 가운데 상당수가 조선족이다. 조선족 대부분이 식당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지만 정작 영화나 방송에서 그려지는 조선족은 청부살인업자나 보이스 피싱을 하는 사기꾼들이다. 그리고 진지하게 다뤄지기보다는 웃음 코드로 소비되고 있다.

한편 개그콘서트 '황해'는 조선족을 비하한다는 논란이 일자 "보이스 피싱 사기를 막기위한 것일 뿐 조선족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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